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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금융 국가적규제 필요/월리엄 사파이어 미 칼럼니스트(해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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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금융 국가적규제 필요/월리엄 사파이어 미 칼럼니스트(해외칼럼)

입력
199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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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굴지의 금융그룹 베어링스사를 파산시킨 27세의 닉 리슨은 지난해 싱가포르의 한 디스코장에서 여성들 앞에 음란한 노출을 한 혐의로 1백40달러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런 그가 파생상품 거래에 2백70만달러를 굴리면서 베어링스사를 파산으로 몰고가는 동안 싱가포르 증권당국은 무얼 하고 있었는가. 샐러먼 브러더스사의 증권투자 전략가 데이비드 슐먼은 『싱가포르와 비교할 때 뉴욕에서 (리슨사건과 같은) 그런 음모를 꾸미기란 훨씬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앨런 그린스펀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과 폴 볼커전FRB의장과 마찬가지로 주식과 상품거래의 실제 흐름을 만들어내지만 카지노 도박같은 파생상품 거래 자체를 베어링스사 파산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파생상품 거래가 위험 분산에 얼마나 훌륭한지, 또 스와프와 헤징이 금융거래를 요동치는 통화로부터 지켜준다는 것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뉴욕의 월가는 마치 우주의 장대한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과 같은, 다시말해 헤징의 가격 상승을 막는 일과 잘 굴러가는 파생상품 거래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런던의 베어링스그룹이 싱가포르지점의 한 중개인이 주가선물 거래에 실패하는 바람에 갑자기 파산한 뒤에도 잘난 척하는 금융 전문가들이 너무 침착하고 편안하다는 사실이다.

 골드만 삭스사의 제럴드 코리건은 이에 대해 아주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파생상품은 체계적인 금융 혼란의 전략적 가능성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파생상품에서 뻗어나오는 복잡성과 속도, 상호의존성, 위력으로 체계적 교란을 일으킬 경우 그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가 쉽지 않은 이 말을 쉽게 풀이하면 파생상품 거래라는 새로운 도박은 경기가 갑작스레 나빠질 때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세계적 와해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많은 사람들은 명석한 젊은 친구들이 뭘 하는지 또는 컴퓨터 거래가 우리의 부와 명성, 직업을 휩쓸어가 버리는 연쇄반을을 일으키며 엄청난 손해를 가져오기 전에 어떻게 그들을 막을 것인지를 모른다.

 그러면 우리는 이같은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투자은행은 고객과 소유주들, 투자 초보자들에 대해 (투자에 대한) 철저한 「가치 점검」 의무를 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투자은행의 경제적 목적은 자본을 모아 경제 발전을 위해 현명하게 제공함으로써 이 명예로운 서비스 활동을 통해 긍지와 이익을 얻는데 있다. 따라서 투자은행은 기업들로부터 얻은 내부의 전문지식을 이용해 자신들의 주머니를 불리는데 급급하지 말고 고객들이 선견지명을 갖고 투자할 수 있게 충고해야 한다.

 투자은행의 자기 주머니 불리기식 소유권 행사는 합법적이지만 불명예스러운 것으로 정치에서의 「정직한 뇌물」이나 마찬가지다. 큰 위력과 번개처럼 빠른 술책으로 사익부터 먼저 챙기는 투자은행의 얄팍한 타락이 계속 커지면 투자활동에 정체를 가져오고 투자 종사자들을 부끄럽게 만들며 고객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다.

 다음으로 국가 차원의 규제장치로 적당한 위험과 무모한 투자 사이에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그것은 각국 중앙은행의 중앙은행격인 스위스 바젤의 국제결제은행(BIS)이 몬트리올의 국제증권위원회와 마주앉아 세계적 금융위기를 피할 계획을 짜는 것을 뜻한다.

 금융거래를 다루는데 지금처럼 느리고 활기없는 관료제도는 상호 연결된 국제 금융시장에서 관리 감독과 일반 공개, 재난 방호벽설치등에 관한 기준을 세우는데 반면교사로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금융 거래를 평가할 통제기법을 만들어내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자극이 될 것이다. 그것은 또 싱가포르 베어링스 사건에서 보듯 금융거래의 음모를 깨뜨리고 곳곳의 거친 투기꾼들과 싸울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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