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임기제가 흔들리고 있다. 국공립초·중등교장 임기제의 4년 1차 임기만료가 오는 8월말로 임박하면서 재임용에 자신이 없는 교장들의 동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동요의 실상은 지난 1일자 교원정기인사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1차임기가 임박한 많은 초·중·고교교장들이 임기만료전에 교육청과 교육구청의 장학사등 교육전문직으로 전보를 원해 발령난 교장들이 1백40명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임기만료전 전보자증가는 지지난해와 지난해의 거의 두배나 되는 것이다. 원하는 교장을 다 받았다면 그 몇배나 많았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결국 임기만료후 재임용이 안될때는 명예퇴직을 하거나 평교사로 돌아가는 것보다 전문직으로 옮겨가 있다가 또 한번 교장에 임명될 기회를 확보하자는 속셈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게 불법은 아니지만 교장임기제 도입취지에는 어긋나는 변칙임이 틀림없다.
교장임기제는 40대중반이나 50대초에 한번 교장이 되면 65세정년까지 교장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데서 오는 교장인사의 적체를 해소하고 보다 많은 교원들에게 교장이 될수있는 문호를 넓혀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취지로 지난 91년8월부터 도입됐다.
그러나 교장임기제는 교장들의 책임감을 높이고 교장인사의 원활화란 본래 목적과는 달리 적지않은 역기능을 노출해 어떤 식으로든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논의가 벌써부터 제기돼 왔다.
노출되고 있는 교장임기제의 역기능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임기제 실시이후 교장의 권위는 말이 아닐 정도로 실추됐다는 것부터 우선 꼽힌다. 수업지도를 위해 교장이 교사를 불러도 말을 듣지 않기 일쑤라는 것이다. 얼마 안 있으면 퇴직할 교장이 왜 오라가라 하느냐며 노골적으로 불응하기도 한다고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무주임과 교감마저도 교장의 조기퇴임을 획책하기 위해 학교관리에 협조를 잘 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외토리가 된 교장들은 학교운영에 열성을 발휘하기는 커녕 의욕상실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장재임을 방해하기 위한 중상모략의 투서가 성행, 반교육적인 풍토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유능한 젊은 교사들은 일찍 교장되기를 기피하는 풍조까지 생겨났다. 누구를 위한 교장임기제인지 제도도입취지가 모호해져 버린 것이다.
학교는 교장의 그림자라는 말도 있다. 교장이야말로 일선교육을 활성화하고 좋은 학교를 만드는데 결정적이랄 수 있다. 그런데도 그것을 저해하는 것이 교장임기제라면 그 제도의 역기능을 개선하는 일은 시급하다. 세번연임도 가능할 수 있게 하는 식의 제도개선과 보완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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