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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찌른 전격 새벽작전 1시간/의장단봉쇄 강제해산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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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찌른 전격 새벽작전 1시간/의장단봉쇄 강제해산 주변

입력
1995.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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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자진퇴거… 일부 끌려나가/“의회주의 탄압” 비난속 화전병행론도 민주/“법적으로 정당” “협상별개” 부각애써 민자 12일 의장공관등에 대한 여권의 경찰력투입으로 정국에는 또다시 급랭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의장공관◁

 한남동 국회의장공관에 대한 경찰투입은 이날 새벽 5시40분께 6백여명의 경찰병력이 공관정문에 도착하면서 전광석화처럼 전개됐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유광희 용산경찰서장의 지휘로 새벽 5시55분께 공관내부로 진입한 2백여명의 경찰병력은 황락주 의장이 있는 내실과 민주당의원들이 농성중인 접견실 입구등에 배치됐고 나머지 4백여명은 공관외곽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봉쇄했다.

 경찰투입 당시 접견실에는 민주당의 신순범 김태식 조순형 장경우 김장곤 최두환 원혜영 이석현 김명규의원과 신의원의 비서관등 10명이 농성중이었다.

 민주당의원들은 유서장이 『아침 6시30분까지 나가달라』고 공식통보하자 『우리가 황의장에게 빚받으러온 사람도 아닌데 쫓겨나가는 수모를 당할 수 없다』며 경찰의 선철수를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의원들은 『끌려나가는 모습을 보이자』는 강경론과 『추한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는 온건론이 맞서 잠시 의견조정작업을 벌이다 김태식의원이 이기택총재와 전화통화를 한 다음 아침 7시15분께 자진 철수했다. 민주당의원들은 경찰이 도열해 있는 공관현관에서부터 한남대로까지 5백여 길을 걸어가며 『김영삼정권은 국민 무서운줄 알아야 한다』는등의 구호를 외친후 2∼3명씩 짝을 지어 승용차편으로 국회로 향했다.

 황의장과 이한동부의장은 상황이 끝난뒤 전화접촉을 갖고 이현구의장비서실장을 통해 『민주당의원들이 경찰의 요청으로 철수한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부의장자택◁

 서초구 염곡동 이부의장자택에 대한 경찰작전은 이날 상오 5시55분에 시작, 40분만인 6시35분께 완료됐다. 경찰은 강신덕 서초서장의 지휘로 서울기동대소속 2개중대 3백여명을 자택에 투입했다. 경찰은 먼저 민주당의원들을 태우고 갈 13대의 승용차를 대기시킨뒤 작전을 시작했다. 경찰투입사실이 알려지자 조세형부총재 장기욱 제정구 정상용 강수림 신계륜 최욱철의원등 7명의 민주당 「감시조」는 허를 찔린 듯 놀라는 모습이었다.

 민주당의원들은 먼저 이부의장자택의 대문을 걸어잠그고 『민주경찰이 날치기를 방조하기 위해 왔느냐』『주인의 요청을 받았느냐』며 버텼고 경찰은 『주인의 요청이 있었다』며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의원들이 순순히 응하지 않자 강서장은 상오 6시13분께 경찰 30여명을 담을 넘어 투입, 내실 현관에서 항의하던 정의원등 4명을 우선 격리시켰다. 조부총재와 장·신의원등은 자택본채의 현관문과 농성장인 응접실문을 잠그고 계속 저항했지만 뒷문을 따고 들어온 경찰에 의해 10여분만에 끌려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여권의 경찰력투입조치에 대해 경악과 개탄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새벽 이 소식이 전해지자 비상연락망을 통해 소속의원과 당직자들을 긴급 소집, 총재단회의와 의총을 잇따라 열어 날치기저지대책을 논의했다.

 총재단회의는 경찰력투입을 「집권여당의 만행」으로 규정, 대화와 협상을 일체 단절하고 날치기 저지에 당력을 집중키로 결의했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는 의장공관과 이부의장자택에서 경찰에 의해 강제로 밀려난 의원들까지 가세, 현정부를 「민간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비난과 공세의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신기하총무는 『김영삼정권은 오늘 새벽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민족사의 비극을 연출하고  말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총재는 『현 정권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묘혈을 스스로 팠다』면서 『반드시 날치기시도만은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세형부총재는 『이제 민주주의의 둑이 무너졌다』면서 『경찰력 동원은 의회정치를 짓밟는 경찰국가적 폭거』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같이 격앙된 분위기속에서도 한화갑의원 박지원대변인등 동교동계의원들이 신민당및 자민련과 연대를 통한 투쟁과 함께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해 주목받았다.

 한편 이날 아침 이부의장자택에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제정구(제정구)의원이 허리등에 부상을 입고 국립의료원에 입원했다고 박대변인이 발표했다. 

 민자당은 이날 경찰투입의 법적 정당성을 내세우며 공권력투입이 여야협상과는 별개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민자당은 이날 별도 회의를 소집하지는 않았지만 야당측 대응과 여론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현경대총무는 경찰투입과 관련, 『이 정도의 조치는 진작 이뤄졌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뒤 법안처리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보자』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장현규·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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