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달러환율 783원30전… 92년이후 최저/이달말 7백80원대 붕괴 전망/엔고효과 상당폭 상쇄 불가피 「엔고」가 주춤해지면서 「원고」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갑작스런 엔고로 우리경제는 경상수지개선과 경제성장증대등 뜻하지 않던 「횡재」가 기대되지만 그만큼 원화가치가 절상된다면 엔고의 효과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11일 금융결제원이 고시한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7백83원30전으로 92년말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달러당 7백86원대에서 달러폭락사태기간중 오히려 7백9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화환율은 엔고가 주춤해지자 거꾸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출결제대금(달러)이 밀려올 월말엔 7백80원대 붕괴가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계는 전망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절상(원화환율하락)되면 물가는 안정되지만 수출이 줄어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경제성장이 둔화된다. 엔고와 정반대의 결과인 셈이다. 한국은행은 엔화 10%절상시 2년간 무역수지가 13억달러 개선되지만 원화가 5% 절상되면 25억달러가량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경제원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주식자금의 유출로 현재는 원화절상요인이 거의 없다. 그러나 달러가치하락에 본격적 외화유입이 맞물릴 2·4분기이후엔 원화절상압력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엔고예상효과(10%절상시 2년간 무역수지 35억달러개선, 물가 1.1%포인트 인하, 경제성장률 0.9% 둔화)는 원고로 상당폭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엔고 특수를 누리기 위해 정부가 원화절상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성장률과 경상수지는 호전되지만 환율조작국이란 비난속에 고물가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경 박사는 『80년대말 3저(저)호황때 원화절상압력에도 불구, 고도성장과 무역흑자를 위해 정부가 인위적인 「원저」정책을 썼지만 결국 인플레압력을 두고두고 떠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