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통화 유지위해 모든 노력”/일,당분간 88∼92엔유지 전망/“환투기로 빚더미” 홍콩투자가 2명 투신자살 ○…로버트 루빈미재무장관은 9일 미국은 달러화폭락사태와 관련, 서방선진7개국(G7)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달러화 하락세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경우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빈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은 달러화의 강세가 미국의 이해와 완전히 일치한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하고 『미국은 현재 달러화를 세계 기축통화로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빈장관은 『우리의 정책은 필요할 경우 개입하는 것이며 필요하지 않을 경우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는 견실한 성장, 낮은 인플레이션, 달러 강세등의 정책목표를 아울러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행정부는 저(저) 인플레이션속에서 경제회복을 이룬다는 목표에 있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앨런 그린스펀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8일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서 달러화 약세에 일단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달러화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은 내비치지 않았다.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총리는 9일 상오 엔고의 급격한 진행이 일시 중단되자 각국 통화당국의 개입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무라야마총리는 그러나 『아직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확실히 안정된 것이 아닌만큼 동향을 주시하면서 미국과 유럽각국의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국제협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도쿄외환시장 주변에서는 외환투기움직임이 상존하는데다 3월 결산기를 맞아 일본의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고있어 다시 엔고가 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당분간 달러당 88∼92엔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의 마쓰시타(송하)총재는 이날 『금융정책은 종합적 판단에 근거해 실시하는 것인만큼 외환문제만으로 금융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말해 엔고행진을 멈추기위한 재할인율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을 부정했다.
마쓰시타총재는 또 『엔고가 얼마만큼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키위해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의 엔고는 경제의 기본적 제조건을 무시한 이상현상이라는 견해가 각국 통화당국의 공통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고에 대해서는 금리인하등의 특별한 조치없이 간단없는 시장개입을 통해 시정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달러화 반등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달러 위기가 끝났다는 신호로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예산적자와 무역불균형, 멕시코의 경제혼란 때문에 달러화 하락의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욕소재 레먼 브러더스 글로벌 이코노믹스 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인 앨런 사이나이는 『달러화는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여전히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외환 투자가들도 엔고저지 및 달러부양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아직까지 말잔치에 그치고 있음을 지적, 말만으로는 달러를 끌어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달러 폭락으로 손해를 본 홍콩 투자가 2명이 9일 투신자살했다. 성이 마로만 알려진 56세의 한 여성은 3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렸으며 쑹이란 성의 35세 남성은 15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쑹은 환투기로 엄청난 빚을 진 것을 고민하는 유서를 남겼다.<워싱턴·도쿄=이상석·이창민 특파원>워싱턴·도쿄=이상석·이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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