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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멕시코암초 결정타/달러화 왜 자꾸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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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멕시코암초 결정타/달러화 왜 자꾸 떨어지나

입력
1995.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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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투자손실·경제지원 등 재정부담 “먹구름”/일자금까지 지진복구로 빠져 약세장 가속 달러화 폭락은 국제금융시장 안팎에서 잇달아 터져나온 악재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킨 탓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많은 악재 중에서 결정적으로 달러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페소화 폭락으로 야기된 멕시코경제 위기다.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미국으로서는 멕시코의 위기를 타개하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을 혼자 떠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원국이자 최대투자국으로서 미국은 멕시코의 재정파탄에 따른 투자가들의 손실, 뉴욕 월가등 금융시장의 혼란, 미국상품의 대멕시코 수출부진, 나프타체제 붕괴, 멕시코 불법이민의 급증 등 정치·경제적 부담을 안게 된다. 클린턴미행정부가 지난해말 멕시코의 외환자유화 조치로 페소화가 급락하자 지원을 서두른 것도 경제파탄에 따른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미국의 기대는 빗나갔다. 클린턴 행정부는 페소화 폭락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일본과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등 외부의 도움을 청했으나 냉담한 반응에 직면했다.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여기에다 의회의 반발마저 겹쳐 당초 추진해오던 4백억달러 지원계획이 2백억달러로 줄어들었다. 미국은 위기관리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던 것이다.

 멕시코의 취약한 경제기반도 미국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멕시코경제는 세디요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경제성장률 4%, 인플레율 4%, 임금인상률 10%로 양호한 상태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페소화 폭락이후 95년 경제전망은 성장률이 1∼2%로 후퇴하고 인플레율은 15%에 달하는등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경제지원이 불가피하고 그럴 경우 미국의 경제 부담은 더욱 늘어나 달러화에 대한 투자가들의 기대는 반감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카를로스 살리나스 전멕시코 대통령의 암살연루 스캔들이 터져나왔다. 멕시코의 정국불안은 미국의 보증으로 회복세에 접어들던 페소화를 강타했고 페소화는 지난 3일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6.305페소로 추락했다. 페소화는 달러당 3.5페소 안팎에서 움직이던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약 2개월만에 무려 절반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금융시장에 몰려있던 자금은 밀물처럼 월가로 되돌아왔다. 반대로 일본자금은 3월말 결산을 앞두고 혹은 간사이(관서)지진 복구자금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달러화 약세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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