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서 잰 것 신림동 수치둔갑/광화문측정소는 덕수궁 깊숙이/본사·환경운동연합 측정치 비교결과 확인 대기오염 자동측정망이 엉뚱한 데 설치된 곳이 많아 오염실상이 가려져 있다.
환경부가 서울시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전국 35개 도시 84곳에 설치한 대기오염 자동측정망은 오염 실태를 정확히 파악, 각종 규제및 개선대책을 세우는 근거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자동측정망의 상당수는 해당지역의 오염정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위치에 일정한 기준도 없이 설치돼 『당국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낳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은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 최렬)이 지난 1월 전국 1만여곳의 대기중 이산화질소 농도를 측정, 대기오염 자동측정망의 측정치와 비교한 결과 확인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 「신림동」자동측정소. 이 측정소는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도 가장 공기가 맑은 관악산 중턱 학군단 건물 2층 옥상에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측정한 대기오염도를 주거지역인 「신림동」의 오염도로 발표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환경부가 서울대 학군단 건물부근에서 측정한 대기중 이산화질소 농도는 34PPB인데 비해 본사와 환경련이 측정한 신림동 전역의 평균농도는 55PPB로 21PPB나 차이가 있었다. 환경부도 90년말 신림동 측정소의 지역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림동측정소 명칭을 「서울대·신림동측정소」로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이곳의 측정치를 신림동 지역 대기오염도의 표본으로 삼고 있어 국민에게 오염실태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청앞 대기오염도 전광판에 표시되는 수치는 「광화문」 측정소에서 자동측정한 수치다. 그러나 광화문측정소는 실제 광화문 네거리가 아닌 덕수궁 깊숙한 곳에 있어 광화문 부근의 오염도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환경부는 90년 6월 측정기를 덕수궁 담장 가까이로 10가량 옮겼으나 지상 1높이에 설치된 측정기는 높이 5의 담장과 6∼7높이의 나무들에 가려 세종로와 광화문의 대기오염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마포구 염리동 동도중학교 6층 옥상의 지상 18 높이에 있는 「마포」측정소도 주변 도로와 주택가의 대기오염도를 정확히 측정하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사와 환경운동연합이 측정한 마포구 일대의 이산화질소 평균농도는 47PPB로 서울전체 평균농도 39PPB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높은 옥상에 자리잡은 마포측정소가 지난해 측정한 이산화질소 평균농도는 30PPB이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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