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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베트남 학자의 충고/민병용 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남과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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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베트남 학자의 충고/민병용 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남과 북)

입력
1995.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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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대화는 긴 동면에 빠진듯 새 봄이 올줄을 모르고 있다. 당국자간의 공식회담은 내일이 불확실하고 민간교류 역시 진전이 없다. 특히 남북경협은 소리만 요란했지 성사되는 경우가 드물다. 지난해 10월 제네바합의로 북한핵문제가 한고비를 넘기자 남북관계가 단계적인 진전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냉각상태가 오래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북한과 미국은 수교를 향한 방향을 뚜렷이 하고 있고 양측의 대화는 조용하면서도 실질적이다. 경수로문제 때문에 4월의 연락사무소 설치는 다소 늦어질 전망이지만 양측의 민간교류는 그런대로 성과를 보이고 있다.

 11개 미국기업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투자상담을 하고 돌아왔다. 북한의 해외동포원호위원회 부위원장 일행은 미국의 방방곡곡을 돌며 친선이미지를 심기에 바쁘다. 빌 클린턴대통령이 2월초 북한천주교대표를 만났다는 사실 역시 과소평가할 대목이 아니다.

 여기에다가 미국정부는 지난달 16일 북한제재 고삐를 다시 한번 풀어주었다. 그 중의 하나가 북한방문단 모집을 위한 광고를 미국내에서 허용한 것이다. 4월의 평양문화체육축전 관람을 위한 방문단 모집이 더욱 활기를 띨 것 같다.

 미국은 북한과 정부차원의 행보는 늦출 수 있지만 민간교류만은 가급적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차피 이뤄질 민간교류의 발목을 잡을 필요가 없다는 미국식의 실리주의적인 사고이다.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동안 서울에서는 동남아와 독일·미국·중국의 정치인 외교관 학자등이 미래의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서울포럼」(한스자이델재단주최)이 열렸다. 필리핀의 상원외교분과위원장 태국의 체신차관 싱가포르의 전환경장관 국회의원등이 참석했다.

 독일에서 온 고트프리드 킨더만 박사는 「분단국은 바로 장애자」라면서 「한국이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부정적인 시각에서만 보아서는 안된다. 우선 상호이익이 되는 분야부터 찾아내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난 2일 평화연구소가 주최한 남북한경제협력 워크숍에 참석한 베트남인 브 티오교수는 「한국은 통일을 이뤄 또한번 경제적인 도약을 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합의점을 찾아내 과감히 밀고 나가야 한다. 통일을 위한 한국지도자의 역할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정상회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분단을 청산하고 통일을 이룬 두나라 학자의 충고는 한번쯤 음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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