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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반도체 쾌청­전기·기계 암운/엔고… 국내 업종별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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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반도체 쾌청­전기·기계 암운/엔고… 국내 업종별 명암

입력
1995.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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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 일의존 높은분야 타격/엔화부채기업 이자부담 “발등의 불”/수출 경쟁력에는 반사이익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일본 엔화가치의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별·기업별로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으로 5일 분석됐다.

 통상산업부와 무협등에 의하면 달러당 94엔대,1백엔당 8백40원대에 달하는 초 엔고로 원자재나 자본재의 대일본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그만큼 원가부담이 늘게 돼 경쟁력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에 외국시장에서 일본상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 상품은 가격경쟁력을 얻게 돼 수출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기·전자나 기계업종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고 자동차와 조선 철강 반도체업종등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업종은 수출전선이 쾌청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각종설비를 대부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현실을 감안할때 기업들의 투자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쓴 국내 기업들은 엔고로 더 많은 이자부담을 안게 되고 대일본 수출대금을 엔화로 결제받기로 계약한 기업들은 환차익을 덤으로 얻게 됐다.

 엔고는 우선 원자재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 수출이 잘 되더라도 엔고로 원자재 조달가격도 함께 올라 이익은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대일부품의존도가 40%에 달하는 기계류나 전기·전자등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산 부품의 비중이 70∼80%에 달하는 수치제어선반이나 핵심부품의 상당수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중장비등은 당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이자부담은 당장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현재 일본으로부터 자금을 많이 빌려쓴 기업들은 한국전력 포철 기아자동차 대한항공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상장회사(금융제외)의 엔화부채 총액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엔화가치가 11%가량 상승했던 지난 93년말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내기업들의 환차손은 2천2백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관계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엔고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기업들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분명하다.

 엔고는 그러나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도 준다. 우리나라 수출은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일 때 신장되고 약세때는 위축돼 왔다. 그만큼 외국시장에서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원자재의 대일의존도가 낮은 품목일수록 엔고의 반사이익은 크다. 일본의존도가 20%이하인 철강 금속의 수출증대효과는 이번 엔고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일본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는 앞으로 상당기간 활황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일본과 직접 경쟁하고 있는 메모리분야 반도체의 수출도 큰 폭의 신장세를 지속할 것이고 국산화율이 90%에 달하는 중저가 전자제품은 동남아등지에 진출한 일본의 현지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엔고추세에 맞춰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유럽과 동남아등지에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국산자동차의 수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화학제품의 수출도 여전히 높은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은 『우리 경제는 일본 엔화의 가치변화에 따라 민감한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라며 『엔고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엔고를 수출확대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힘이 들더라도 대일의존도가 높은 기계 부품 소재류등의 국산화를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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