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주 서로 “우리 것이 진짜”/학계서도 진위 못 가려 관광객 오락가락 「신라 충신 박제상의 부인이 일본에 간 남편을 기다리다 돌로 변했다는 「망부석」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인가」
울산시는 울주구 두동면과 경주시 외동읍의 경계인 치술령(765) 중턱에 있는 바위를 망부석이라고 지정한 반면, 경주시는 치술령 정상에 있는 큰 바위가 정확한 위치라고 주장, 두 도시간에 위치 논쟁이 뜨겁다.
울산시는 오래전부터 치술령 정상에서 서쪽으로 3백여아래인 울주구 두동면 월평리의 큰 바위가 망부석이라고 확신, 관광 안내팸플릿에도 이 바위를 망부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울산시는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바위 남면에 「망부석」이라고 뚜렷이 새겨져 있으므로 망부석의 위치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주시는 『치술령 중턱의 바위는 능선에 가려 동해를 볼 수 없는 곳』이라며 『치술령 정상에서 동쪽으로 20여아래에 있는 큰 바위는 동해를 훤히 볼 수 있는 곳이어서 「박제상 부인 김씨가 일본으로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돌로 변해 망부석이 됐다」는 문헌상의 기록과 일치한다』며 이 바위를 망부석으로 단정하고 있다. 경주시 문화담당관실 박완규(43)씨는 『치술령에 다녀온 시민들이 울산시가 표기해둔 망부석 위치를 보고 항의전화를 많이 걸어와 최근 치술령 정상 표지판과 등산로표지판에 동쪽 바위가 망부석이라고 표기해두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2개의 망부석이 생긴 셈이다.
한편 88년 12월 박제상유적지 복원을 위해 동아대 심봉근(고고미술사)교수등이 실시한 지표조사에서는 울산시가 망부석이라고 주장하는 바위를 「제1망부석」, 경주시의 망부석을 「제2망부석」이라고 명명, 학계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가리지 못하고 있다.<울산=정재락 기자>울산=정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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