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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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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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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대 서독에 파견된 한국광부들은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회사감독관들로부터 많은 시달림을 당했다. 견디다 못한 일부 광부들은 기숙사 안에 오징어굽는 냄새등을 피워 감독관들이 오는 것을 막았다는 에피소드가 전한다. 오징어는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등에서는 먹으나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는 냄새조차 맡으려 하지 않는다. ◆오징어는 한자로 묵어 또는 오적어라고 한다. 묵어란 이름은 오징어가 위험에 처하면 먹물을 내뿜는 데서 연유한 것임을 알 수 있으나 까마귀의 적이라는 뜻인 오적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오징어와 음이 비슷한 한자를 갖다 붙인 것이 아닌가 싶다. ◆일설에 의하면 오징어는 배가 고프면 죽은 척하고 바다에 떠 있는다. 이를 발견한 까마귀가 먹으려고 달려들면 10개의 발로 감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데서 이같은 이름이 따라 다닌다고 하나 오징어에 그러한 힘이 있을 지 의심스럽다. ◆오징어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수산물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은 1인당 사흘에 한마리꼴로 오징어를 먹어치운다. 옛날엔 마른 오징어를 많이 먹었으나 운반수단이 발달하면서 트럭에 실린 활어가 골목길까지 누비며 주당들을 찾아가는 서민의 먹거리다. ◆요즘 외국에선 오징어로 바다의 오염도를 측정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거의 모든 바다에 서식하고 식욕이 왕성하며 수명이 보통 1년이라는 오징어의 특성을 활용해 오염도를 측정하려는 것이다. 해마다 오징어를 잡아 간장을 조사 비교하면 오염도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의 핵폐기물 투기로 동해의 오염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징어가 동해를 지키는 파수어가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연구를 서둘러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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