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달라”… 선거전 「모종 선택」 암시 이춘구 민자당대표는 취임후 대표실의 문을 활짝 개방, 그동안 의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2일 상오에는 국회에 있는 민자당대표실의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의원들의 출입도 잠시 통제됐다. 지난달 27일 탈당한 노재봉 전총리가 이대표를 찾아와 40여분동안 밀담을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와 노 전총리는 6공의 대표적인 핵심인물이다. 그래서 이날 두 사람사이에 오고간 대화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노 전총리는 대표실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한마디 상의없이 탈당한데 대해 이 대표가 서운하다고 하더구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사를 하는게 도리지. 그저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했다』며 『황낙주 국회의장에게도 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총리는 국회 구내식당에서 몇몇 지인들과 점심을 하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노 전총리는 『더이상 민자당에서 내가 할 일이 없더라』며 『정치가 생업이 아닌 마당에 그만두는 길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노 전총리는 『민자당은 변했다. 그 변화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떠나야하는 것 아니냐』고 탈당배경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마치 「방황하는」 민정계의원들을 겨냥하는듯한 얘기로 들렸다. 그는 특히 『국회나 민자당이 활력을 잃었다』며 『그동안 느꼈던 이같은 소회를 이대표에게 솔직히 얘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노 전총리는 향후거취에 대해선 『세상의 흐름에 맞춰야지…』 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그는 자민련참여, 최각규 전부총리와의 회동, 무소속연대가능성 등에 대한 구체적 질문이 쏟아지자, 『기다려달라』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노 전총리는 정계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일절하지않아 그의거취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노 전총리의 움직임은 예사롭지않다. 그는 최근 강남 논현동에 사무실을 냈다. 또 사람들을 두루 만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주변인사들은 『히든카드는 판이 커질때 던지는 것』이라고 말해 그가 지자제선거전에 「모종의 선택」을 결행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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