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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친북단체구성 행보활발/북한인사 방미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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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친북단체구성 행보활발/북한인사 방미 움직임

입력
199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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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단체 타진 등/보도진피해 교민사회 순회/남한 헐뜯다 고성다툼등 냉소반응에 당황도 철통같은 보안속에 미국을 방문중인 전경남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4명의 북한측 인사들이 갖가지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북·미이해센터」(CANKU) 초청으로 지난달 22일 뉴욕에 도착한 북측방문단은 기자들과의 접촉을 일체 끊고 워싱턴·노포크·애틀랜타등 주요도시를 순회하면서 잠행을 계속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24∼25일 워싱턴에서 교민 20여명과 가진 만찬회에서 지금까지 개인차원에서 이뤄져온 이산가족의 상봉을 전담하는 단체의 설립의향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는 북한측이 인도적 사업을 이유로 미국내에 자신들의 외곽단체를 만들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초 장재철 북한천주교연맹위원장 일행의 워싱턴 방문이 그랬듯이 이들의 미국여행도 순수한 종교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종교인이자 실질적인 정치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전경남은 「조선해외동포위원회」부위원장으로서 해외교포 관련업무를 총지휘하는 차관급 인사로 알려졌다. 그는 멀지 않아 「동포위」부장(장관급)에 오를 것으로 전해진다.

 이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도 노동당의 고위 간부다. 아·태평화위는 김정일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중인 4월말의 평양 체육문화축전(평축)을 주관하는 부서이다. 최성철과 김철도 아·태평화위 임원이나 김철은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에 근무한 사회안전부소속 요원으로 알려져있다. 일행의 통역을 맡고있는 김철은 「미국인도 놀랄 정도로」 영어를 잘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미국 나들이는 지난해 7월 이종혁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찰스 위크만CANKU사무총장과 마이클 리틀기독교방송국(CBN)사장등의 초청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막후 인사는 LA거주 목사이자 윌리엄 커리대학 교수인 조동진CANKU이사다.

 조목사는 약 4년전 LA거주 동료목사들과 함께 북한의 조선기독교연맹과 공동으로 평양에서 부활절 예배를 갖기위해 시도하다 성사직전 무산된 적이 있다. 북한선교운동인 「에스라운동」을 주도하던 조목사는 이때 효과적인 북한선교를 위해서는 북측의 영향력 있는 인사와의 연결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전경남부위원장측과 접촉하게 된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전부위원장 일행의 방미목적은 「평축」을 앞두고 미주지역 북한 관광단의 모집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북·미간의 민간교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방북단이 교포사회에 친북 교두보를 물색하려는 임무를 띠고 있을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이같은 우려는 아직 기우임이 드러나고 있다. 이를 반증하는 2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첫번째 일화는 지난 23일 방미단 일행이 뉴욕의 한 교포가 경영하는 서점에 들렀을 때 생겼다. 북한측 인사들의 방문사실을 모르고 있던 서점주인은 북한 사투리를 쓰는 이들이 출현하자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안내하던 위크만목사와 언성을 높이는 실랑이로 이어졌다.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지만 무조건적인 환대를 기대했던 이들은 크게 당황했다는 것이다.

 전부위원장 일행은 또 일요일인 26일 하오 버지니아주 노포크에서 열린 교민간담회에서 일부 참석자들과 언쟁을 벌였다. 북측인사들은 교포 20여명과 대화도중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며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다가 끝내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는 것. 이에 한 교민이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종교의 자유를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고 나서 고성이 오가고 말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머물고 있는 방문단은 카터센터와 CNN방송을 방문한 뒤 2일 시카고로 이동, 노시팍대학 한국학 연구소를 둘러보고 4일께부터는 LA에서 교포인사들과 접촉할 예정이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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