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또 군국냄새 일 「바다의 날」/이재무 도쿄특파원(가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또 군국냄새 일 「바다의 날」/이재무 도쿄특파원(가자의 눈)

입력
1995.03.01 00:00
0 0

 「바다의 날」이 일본의 공휴일로 결정됐다. 매년 7월20일을 「바다의 날」로 정해 하루를 쉬게 하는 내용의 「국민축일법」개정안이 27일 중의원을 거쳐 28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바다의 날」제정에 관한 입법취지는『바다의 은혜에 감사를 표시함과 함께 해양국 일본의 번영을 바란다』는 것으로 되어있다. 대부분의 일본국민들은 휴일이 하루 늘었다는 점에서 이를 반기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바다의 날」과 관련된 일본의 과거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군국주의의 화약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기 직전인  1941년 5월 『해양사상을 보급선전하고 황국의 발전을 위해서』란 명목으로 7월20일을 「바다의 기념일」로 제정했다. 7월20일이란 날짜는 메이지(명치)국왕이 도호쿠(동북)지방과 홋카이도(북해도)를 순례한 후 기선으로 요코하마(횡빈)로 돌아온 날이 1876년 7월20일이라는데 연유하고 있다.

 일본은 「바다의 기념일」을 만든지 몇달이 지나지 않아 진주만을 기습공격함으로써 기념일제정이 세계 5대양을 일본국기인 「히노마루」깃발아래 지배하기 위한 침략발상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샀다.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총리를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은 종전 50주년이 되는 금년에 「전쟁사죄및 부전결의」를 채택하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나 상당수의 여야의원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으며 자민당일각에서는 과거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아시아공생공영제전」마저 계획하고 있다.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고 주변국가들과 진정한 선린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부전결의를 우선시켜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팽개쳐 둔채 「바다의 날」을 제정한 것은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저의로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