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재무시절 이방산업체서 수뢰혐의/“제의 받은후 거부”주장… 회원국 지지 유보 빌리 클라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사무총장이 지난 89년 벨기에 재무장관 재직시절 무기도입과 관련된 수뢰혐의로 사임위기에 몰렸다.
나토본부가 소재한 브뤼셀의 주요언론들은 지난 25일 「갈 곳없는 클라스」 「나토의 빌리게이트」라는 제목으로 그에게 사임압력을 가했고 검찰당국도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나토 회원국들도 클라스 사무총장에 대한 지지를 유보해 그의 사임은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아구스타 스캔들」로 불리는 이 사건은 이탈리아의 방산업체인 아구스타사가 89년 3억3천만달러어치의 군용헬기 46대 판매계약을 벨기에 정부와 체결하면서 당시 집권사회당 정치인들에게 1백60만달러의 뇌물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 스캔들은 지난달 중순 에티엔느 망게 전사회당 재무위원장이 폭로한 이후 연일 벨기에 정가와 나토본부를 뒤흔들고 있다. 망게는 이 계약을 승인했던 당시 재무장관 클라스 총장과 반덴부르크 현 외무장관이 아구스타사의 뇌물제공과 관련한 논의를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클라스 총장은 즉각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으나 지난달 22일 반덴부르크 장관이 아구스타사가 사회당에 정치자금을 제공하려 했었다고 시인함에 따라 곤경에 빠졌다. 반덴부르크 장관은 아구스타사의 제의가 있은후 클라스 총장과 논의끝에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클라스 총장은 결국 그의 주장을 뒤바꿨다. 그는 이 일을 희미하게 기억한다고 궁색하게 시인하고 자신은 결백하며 어떤 수사에든지 적극 협조하겠다고 물러섰다. 이 스캔들로 이미 벨기에 각료 3명이 사임했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클라스 총장을 소환할 것을 검토중인데 그의 외교면책특권이 문제로 걸려있다.
스캔들이 폭로된 후 클라스 총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했던 나토 16개 회원국의 입장은 그가 말을 번복하자 난감해졌다. 어떤 회원국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고 있어 지난해 9월 취임한 클라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파리=한기봉 특파원>파리=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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