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연장 등 독자적 목소리주문 『채찍은 써보지도 못한채 당근만 빼앗기고, 뒷발질하는 발굽에 채여 얼굴이 온통 시퍼렇게 멍이 든 처참한 마부의 형국』
김영삼정부가 지난 2년간 구사해온 대북 핵외교정책의 요체는 「당근과 채찍」정책. 바로 그 정책의 현주소를 민주당의 손세일(손세일)의원은 28일 통일 외교 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마디로 이렇게 규정했다. 민주당 통일국제위원장직을 두번째 맡고있는 그답게 날카로운 지적이다.
손의원의 이날 대정부질문 제목은 「핵정책을 고쳐라」였다. 그는 핵강대국 미국에 의해 강요된 정부 핵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해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제시 한 출발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미국에 의해 주도돼온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연장에 관한 정책. 오는 4월 연장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에서 미국의 주장을 무조건 따를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들의 핵실험금지등을 전제로한 조건부 연장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핵연료재처리 및 핵농축시설 보유문제. 지난 91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남북비핵화공동선언에서 포기했던 핵처리및 농축시설을 이제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차원에서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사회에 일고 있는 핵주권론의 목소리를 적절히 반영했다는 대체적 평가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민자 박정수 의원/외교정책 「그늘」 독한 비판/설득력·논리겸비… 여야모두 공감(인물)
박정수(민자) 의원이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보는 눈은 중립적이면서도 비판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정부를 독하게 몰아칠때나 나름의 정책대안을 제시할때나 설득력과 논리를 갖추고 두번의 외무통일위원장을 지낸 전문가의 금도를 철저히 지킨다는 것이다.
28일 국회의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박 의원은 우리 외교정책의 「그늘」을 신랄하게 지적하면서도 외교의 줏대를 강조해 여야의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었다. 먼저 그는 『국력없는 외교는 악기없는 음악이라는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연뒤 『북한은 북·미협상에서 벼랑끝 외교로 엄청난 이득을 챙겼는데 우리는 뭘했느냐』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이어 『북한은 제네바합의의 골자인 한국형경수로와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박의원은 『한국형이 아니면 한푼도 내지말라』며 『남북대화도 구걸인상을 주지말고 당당하게 나가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헬기 조종사의 송환은 군사정전체제가 아닌 북·미간 직거래로 이루어졌다』고 상기시킨뒤 『미국은 경제안보를 최우선시하고 한국을 몰아세우고 있다』며 정부측에 의연한 외교정책추진을 촉구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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