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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영어교육의 전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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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영어교육의 전제(사설)

입력
1995.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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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97년부터 국교3학년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주당 2시간씩 영어가 정규과목으로 채택된다. 세계화추진위원회와 교육부가 마련한 영어조기교육 시행방안의 골자다.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갖게 한다. 치열해질 21세기 국제경쟁속에서 우리2세들이 승자로 살아남게 하려면 세계공통언어가 되다시피한 영어를 조기교육시켜야하고 중·고교의 영어교육을 「듣고 말하기」 위주로 가르쳐야 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우리의 영어교육은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시기가 중학교에 들어가는 12세때부터다. 12세후에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완벽한 외국어를 할수 없다는 외국언어학자들의 학설을 봐도 너무 늦은 게 사실이다.

 또 가르치는 교과서 내용이나 교육방식과 영어교사들의 실력수준도 「말하고 듣기위주」의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더 말할것 없고 다소 나아졌다는 젊은 세대들 마저도 중·고교6년의 영어교육을 받고도 말하고 듣기를 제대로 못해 외국인 앞에서 쩔쩔매기 일쑤다.

 때문에 국교3학년부터 영어조기교육을 시작하고 교육방식도 말하기와 듣기위주의 회화중심 교육을 하겠다는 것을 반기며 기대도 하게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지가 그렇다해서 영어조기교육이 그대로 잘되는 것은 아니다. 조기영어교육의 성패는 5천∼7천명이나 소요된다는 영어교사진을 어떻게 확보하고 교재와 교습방법을 얼마만큼 잘 개발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육대학 졸업자로 영어조기교육을 맡겨서는 잘 될수가 없다. 정확한 영어발음을 하지 못하는 교사에게 배우게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대기중인 중등교사의 채용을 검토중이라지만 그들의 회화실력도 교대출신보다 크게 낫다고 보기 어렵다. 해외동포2세등 원어민강사를 초빙한다는 것도 교사로서 자질을 갖춘 인력의 대량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영어교육학과교육을 개혁, 질높은 영어교사를 대량배출하는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 교사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조기교육만 서둘러서는 안된다.

 그리고 영어조기교육도입과 병행해 꼭 필요한 두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째는 국어교육을 강화해 조기영어교육이 2세들의 언어교육을 훼손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국교1∼2학년에까지 영어교육을 확대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영어조기교육으로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나무랄데가 없지만 그것이 이질국민을 양산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동질성유지를 저해할 정도가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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