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주 주도/월가 「흥분의 도가니」 뉴욕증권시장의 다우존스공업 주가지수가 사상 처음 4천선을 돌파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23일(현지시간) 전날에 비해 30.28포인트 오른 4,003.33에 폐장돼 1896년 주식거래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의 관계자들은 『뉴욕 증시에 새 이정표가 수립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주가는 개장직후 4천선을 가볍게 넘어 한때 4,020.49까지 올라 증권가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았다. 은행주와 증권주가 이날 장을 주도했다.
이날 주가상승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린스펀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에서 『경기가 냉각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퇴조가 예상될 경우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음을 비췄다. 이는 FRB가 인플레억제를 위해 지난 1년간 유지해온 고금리정책을 재고할 수 있다는 첫 공식언급으로 받아들여졌다. FRB는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단기금리를 모두 3%포인트 인상하는등 긴축통화정책을 고수해왔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금리인상으로 증시에 주름살을 줬던 그린스펀이 이제는 주가를 올리는 장본인이 됐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경제는 잇달은 금리인상 여파로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에 그치고 지난해 4·4분기 실업률이 5·4%에서 5.8%로 올라가는등 그간의 과열우려에서 벗어나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FRB도 의회에 제출한 올해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4·4분기에 4%선이었던 실질경제성장률이 2∼3%대로 떨어지고 소비자물가는 3.0∼3.5%, 실업률은 5.5%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금융전문가들은 금리인상(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속도를 조절해온 FRB의 정책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이래 활황세로 과열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경기가 급격한 변동을 초래하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최근 증시의 호조는 그 가능성을 상당부분 입증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기업들의 영업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호황국면의 미국경기가 이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의 활황배경에는 그동안 해외투자에 몰렸던 자본이 멕시코 페소화 폭락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시장을 찾아 대거 국내로 회귀한 것도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투자전문가는 『어쨌든 뉴욕증시는 이제 어떤 투자대상보다도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이 추세대로 라면 올해말 다우존스 지수는 4천4백선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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