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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분 5%이하 축소”/구본무 LG그룹 새회장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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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분 5%이하 축소”/구본무 LG그룹 새회장 회견

입력
1995.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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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국민기업화/「2020년 경영구상」 곧 발표 구본무 LG그룹 신임회장은 22일 『소유분산과 전문경영인체제 강화를 골자로 한 「2020년 경영구상」을 빠른 시일안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삼성 현대 대우그룹에 이어 그룹경영혁신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구 회장은 회장승계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기업공개등을 통해 가족의 지분율이 떨어지면 LG그룹은 국민기업이 될 것』이라며 그룹의 국민기업화추진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구회장은 이와 관련, 가족의 지분율을 5%이하로 낮추고 창업주가족에 대한 인사특전을 없애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체제가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기존의 주력업종인 전자전기 화학에 전력투구하면서 정보 에너지 환경 생명공학 멀티미디어 등에 신규 진출, 세계 10대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그러나 기존의 주력업종과 거리가 먼 기계나 중공업 등에는 진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정도경영」을 통한 제2의 경영혁신으로 LG그룹을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본무회장 일문일답/“세계일류힘든 기계·중공업 손안대”

 ―회장취임 소감은.

 『그룹이 작년에 최대의 이익을 냈는데…. 이때 회장이 된게 좀 부담스럽습니다. 명예회장께서 그룹기를 넘겨주며 「잘 해보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LG그룹이 세계 초우량기업이 되도록 소신껏 일하겠습니다』

 ―회장승계는 언제 결정됐습니까.

 『지난해 12월에 얘기를 들었습니다. 명예회장께서는 평소에 70세가 되면 물러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존경하는 경영인은.

 『미국 GE의 잭 웰치회장입니다. 그는 1등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향후의 경영구상은 무엇입니까.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서는 적어도 세계 10대기업에 들지 않으면 안됩니다. 제2경영 혁신을 위한 「2020년 경영구상」을 빠른 시일내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2020년 경영구상」의 기본골격은 무엇입니까.

 『공정 정직 성실을 바탕으로 한 「정도경영」입니다. 창업주가족(오너)지분을 5%이하로 낮춰 LG그룹이 혈족그룹이 아닌 국민기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가지 경영혁신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국민기업화의 개념은.

 『가족지분 축소와 전문경영인체제 확립입니다. 사원 협력업체 주주 사회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참다운 세계기업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혈족경영」체제탈피는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입니까.

 『명예회장이 이미 혈족이라고 하여 승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임원승진시에는 누구든지 인사위원회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전문경영인에게 모든 것을 맡길 것입니다』

 ―신규 진출분야는.

『LG그룹의 주력업종인 화학부문과 전자전기부문에 온힘을 쏟을 것입니다. 또 환경 에너지 정보통신 멀티미디어사업 등 21세기 유망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력업종과 동떨어진 기계나 중공업 등에는 진출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일류가 될 수 없는 분야는 손대지 않는게 좋다고 봅니다』<이백만 기자>

◎화제의 기록들/무고승계·총수 이취임식·원로 동반퇴진

 구본무 체제의 LG그룹은 경영대권승계와 관련,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재계에 새 지평을 열었다. LG그룹은 그룹운영과 유산상속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

 우선 재벌그룹으로서 능동적인 「총수 이취임식」을 가진 것은 LG그룹이 처음이다. 이제까지의 전통은 유고 승계였다. 전임총수의 영결식후에 신임회장의 취임식이 이어졌다. 삼성 쌍용 금호그룹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동업체제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LG그룹의 창업주 양대가문인 구씨 허씨의 3세대가 같은 시기에 나란이 최고경영진에 올라선 것도 이례적이다. 구회장은 LG그룹의 가장격인 구씨가문의 대표이고 부사장에서 3단계 승진한 허창수 LG전선회장은 LG그룹의 내조자격인 허씨가문의 대표다.

 창업세대가 일제히 동반퇴진한 것도 기록이다. 구태회 전그룹고문 구평회 전LG상사회장 구두회 전호유에너지회장 허준구 전LG전선회장 허신구 전LG석유화학회장 등 창업원로들이 다른 그룹처럼 재산싸움없이 구자경 전회장과 함께 명예회장 또는 창업고문으로 퇴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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