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기·암호해독장치만 갖추면 시청가능/법제재없고 방송국·프로공급자 이해갈려 케이블TV의 시청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위성방송수신기로도 받아 볼 수 있게 된 케이블TV 프로그램의 시청방식을 놓고 본격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케이블TV방송은 21개프로그램공급자(PP)가 각지역 종합유선방송국(SO)에 분배망을 통해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유선방송국은 가입자에게 전송망으로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프로그램공급자와 유선방송국을 잇는 분배망건설에는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이 함께 참여해 각각 11개와 10개 채널의 분배망을 완공했다.
발단은 한국통신이 맡은 프로그램 분배방식. 한전은 유선으로 분배망을 구축한데 반해 한국통신은 위성통신으로 이 구간의 프로그램을 중계한다. 한국통신은 22일 유선방송국까지 프로그램을 송출할 케이블TV 위성지구국을 서울광장전화국에 개통했다. 한국통신이 중계하는 11개채널의 프로그램은 한국통신의 위성송신기와 호환성있는 디지털 위성수신장비만 갖추면 유선방송국에 가입하지 않고도 한반도와 주변지역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은 크게 엇갈린다. 유선방송국들은 가입자확보가 저조한데 위성수신기로도 시청이 이루어질 경우 설 땅을 잃는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나 서비스초기 광고확보가 시급한 상당수 프로그램공급자들은 내심 반기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한국통신의 분배망이 통신용이므로 위성방송 수신방식은 원칙적으로 허용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정부방침에 따라 한국통신은 유선방송국까지 보내는 전파에 암호(스크램블)를 넣어 송출할 예정이지만 암호해독장치로 풀면 수신이 가능하다. 또 위성 수신을 막을 명백한 법적 근거도 없다. 시청자의 의도에 따라 전국 어디서나 11개채널의 유선방송은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통신관계자는 『프로그램송출에 사용되는 송신기제작을 미국업체가 맡았으나 국내업체가 이 업체에 완제품을 납품할 만큼 국내기술이 높은 수준에 올라있다』며 『수입된 일부 디지털 수신기로는 이미 수신이 가능하고 암호해독장치도 곧 유통될 것으로 보여 유선방송의 위성방송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통신이 내달부터 중계에 사용하는 통신위성에 비해 올해말부터 이용되는 무궁화위성은 전파의 세기가 훨씬 강해 직경 1m이내의 접시형안테나로 보다 쉽게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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