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 수학제도 시행등 보완에 안간힘 재일동포들이 일본사회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가운데 하나가 자녀들의 교육문제이다.
민단계 민족학교가 극소수에 불과해 대부분 동포 자녀들이 일본학교에서 수학하고 있어 일본으로의 「동화현상」이 날로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세들을 비롯, 전후에 출생한 3·4세들은 대부분이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한국문화와 한국적인 사고 및 생활방식이 생소하다.
해방직후로 거슬러 올라가는 재일동포사회의 민족교육은 당시 대부분 귀국을 서두르면서 『귀국할 때까지 짧은 기간에라도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분위기가 확산돼 일본 전국에 초등학교 5백25개, 중학교 4개, 청년학교 10개교가 생겨나 크게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학교운영의 주도권을 잡게 된 조련계에서 순수한 민족교육보다는 공산주의 사상교육에 혈안이 돼 사실상 올바른 민족교육에는 실패했다.
이에 일본정부에서도 49년 10월 6백여개교에 달하던 전국의 민족학교에 대한 폐쇄명령과 함께 학교인가신청을 받도록 해 민단 산하 학교에 재학중이던 대부분 학생들이 일본학교로 전학해야 했고 자연 오늘날까지 민족교육기관이 질적· 양적인 면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현재 일본내 민단계 민족학교로는 오사카의 백두학원(건국유치원 초·중·고교)과 금강학원(금강유치원 초·중·고교), 교토(경도)한국학교(중·고교), 도쿄(동경)한국학교(초·중·고교)등 4개교가 전부다.
여러가지 악조건속에서도 이들 민족학교들은 모두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한국인」 육성을 위해 현지 적응교육과 조국이해교육 국내연계교육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전체 학생 1천7백82명 가운데 46%가 재일동포이고 나머지는 주재원 자녀들이다.
그러나 연간 예산이 13억엔(1백4억원)에 불과해 만성적인 재정난을 겪고 있고 학생들의 수업료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는게 학교 관계자들의 얘기이다.
이같은 문제점 말고도 민족학교가 절대 부족해 재일동포 자녀들의 90% 이상이 일본학교에 다니면서 일본식 교육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자녀를 둔 일부 재일동포들은 가정생활과 TV 비디오등을 통해 민족교육을 시키고 있으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민단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민족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모국수학제도와 춘·하계학교, 일본학교내 민족학급, 어린이들을 위한 임해·임간학교, 토요학교, 50시간이수제 및 국어강습소등 다양하다.
이중 가장 오래된 모국수학제도는 62년부터 시행돼 30년이 넘었고 지금까지 이수자가 3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처음 11명으로 출발한 모국수학제도는 계속 확대·발전돼 지금은 정원외 입학등으로 재일동포 학생들을 모국 대학에 수학시키고 있다. 교육과정은 대학과 대학원과정 및 대학진학을 위한 1년간의 예비과정, 3개월코스의 단기과정등이 있다.
민단은 유학생들의 학업편의를 위해 지난해 6월 정부지원을 받아 동숭동 국제교육진흥원내에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모국수학생기숙사를 건립해 80명의 학생들을 수용하고 있다.
민단은 일본학교 취학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일본학교내 민족학급운영에 열을 쏟고 있기도 하다. 현재 11개 일본학교에 공인된 민단계 민족학급이 운영되고 있으며 재학생도 2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민족교육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민족교육 수준은 아직 미흡해 민단에서는 「재일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삶의 길임을 믿고 후대들에게 우리민족의 얼과 문화전통을 길이 이어나가야 한다」는 재일한국인 교육헌장의 지표에 따라 민족공동체 의식확산에 주력하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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