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제작 내달 상영예정 「장군 마에다」/17세기 「막부」 배경/무사정신 고취/대사 40% 일본말/“일영화 본격개방 신호탄 아니냐”/우려목소리 높아 17세기초 일본 바쿠후(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무라이영화가 3월말 국내에 상영될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 영화계는 최근 일본인 소년이 성에 눈 떠가는 과정을 그린 「가정교사」의 상영을 놓고 한차례 진통을 겪은 직후라 이것이 본격적인 일본영화 개방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의혹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상영을 앞둔 영화는 미국의 고든 헤슬러 감독이 91년 제작한 「장군(쇼군) 마에다」. 원제는 「JOURNEY OF HONOR」.
미국의 소니사가 배급했으며 미국에 귀화한 일본인 배우겸 제작자인 쇼 코스키가 주연겸 제작을 맡고 있다. 일본의 유명배우인 토시로 미후네가 극중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덕천가강)로 출연한다.
이 작품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측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측이 패권다툼을 벌이던 시대를 배경으로 마에다라는 가공의 사무라이를 내세워 무사정신을 고취하는 일본식 액션영화이다. 대사의 40%도 일본말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비록 실화를 근거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공개되는 최초의 사무라이영화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사무라이는 주군을 위해, 장군(쇼군)은 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라는 영화의 선전문구가 말해주듯 사무라이정신을 미화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내용은 도쿠가와측 장수인 마에다가 스페인으로 건너가 천신만고 끝에 소총을 구해와 장군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 상대편 첩자인 서양신부가 등장하고 스페인 왕녀와의 사랑도 곁들여진다.
수입사인 골드락필름은 『이 작품이 93년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끝냈으며 일본 중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완전히 픽션에 근거한 오락액션영화여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93년 이 영화의 수입심의를 내 준 공연윤리위원회는 『일본영화의 판정기준이 제작사가 일본이고 일본색이 두드러진 작품에 한하고 있다. 「장군 마에다」는 제작사가 블루 라이지 유니버설사로 미국인데다 각본과 감독이 모두 미국인이어서 일본영화로 볼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문화체육부는 『이미 공윤심의까지 끝난 작품에 대해 상영금지를 명할 수는 없다. 앞으로는 일본영화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 이같은 물의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해 영화상영을 막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영화계는 대부분 공윤과 정부의 이러한 애매한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 설령 앞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일본영화를 공식수입키로 결정되더라도, 작품성이 높은 영화로부터 시작해야 하며 에로영화나 오락활극영화가 먼저 관객과 만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김경희 기자>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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