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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대부/“중국의 박태준”/「수강」이사장직해임 주관오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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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대부/“중국의 박태준”/「수강」이사장직해임 주관오는 누구

입력
1995.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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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을 쇳물과함께… 등총애 한몸/“새 개혁에 장애인물” 몰락설 유력 중국 철강업의 대부 저우관우(주관오·70)의 몰락이 내외에 관심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최대의 국영기업인 수도강철총공사(수강)의 당서기겸 이사장이었던 주는 한마디로 한국의 박태준전포철회장과 같은 인물. 45년간 철강업에 종사해 온 골수 철강맨으로 개혁·개방 초기 연산 1백만톤에 불과했던 수강의 철강생산량을 6백만톤으로 증대시켜 수강의 오늘이 있게 한 주인공이다.

 그런 그가 최근 수강의 모든 직책을 내놓고 아들까지 쇠고랑을 차는 등 철저히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주의 퇴임이 지난 16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바로 다음날 수강의 홍콩내 투자회사를 책임지고 있던 장남 저우베이팡(주북방)이 33억위안(약 3천억원)대의 사기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주 부자의 퇴락은 특히 그들이 덩샤오핑(등소평)부자의 측근인사라는 점에서 대단한 충격과 갖가지 분석을 낳고 있다. 등은 92년 5월 수강을 방문, 주와 수강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대내외에 과시할 정도였으며 등의 둘째 아들 덩즈팡(등질방)은 저우베이팡이 이사장으로 있던 수강의 홍콩투자기업 수장사방 유한공사의 총재직을 맡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부자의 숙청을 등소평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증거로 파악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등의 후계자인 장쩌민(강택민)당총서기가 등이 총애하던 인물을 쳐버린 것으로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런 관측은 일리가 있다. 또한 개혁·개방의 실험장으로 등이 찬양해 왔던 수강이 지도부 물갈이를 겪고 있다는 사실에서 등사후 개혁·개방의 후퇴 가능성을 우려할 근거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편향된 분석이다.

 주는 과거 개혁의 상징적 인물이었음에 분명하나 새 개혁의 장애가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그의 몰락은 「용도폐기」 차원에서 보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 주와 수강의 성장비결은 정부의 특혜에 있었다. 수강은 그동안 세제 금융등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 국영기업의 새로운 개혁을 올해 경제정책의 핵심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의 현지도부는 올해로 만기가 되는 이러한 특혜조치를 더이상 연장하려 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의 마찰이 주의 몰락으로 귀결되었다는 것이다. 등도 주가 수강을 그의 왕국처럼 만들어 가는 것을 탐탁하지 않게 여겨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등은 언젠가 주에게 『나이가 몇이냐. 왜 은퇴하지 않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주는 총경리직만 내놓고 당서기와 이사장직은 고수했다. 그것이 괘씸해서인지 등은 「등소평문선」 제3권 발간시 수강에서의 강화부분을 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주의 숙청은 등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21일자 런민르바오(인민일보) 이론란에 실린 논문은 국영기업 개혁의 이론적 토대를 등의 지시로부터 찾고 있다. 따라서 주의 몰락이 등의 사망을 앞둔 권력투쟁의 서막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등의 개혁노선에 대한 저항움직임으로까지 확대 해석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베이징=유동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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