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뒷전 「얼굴마담」 기용/연기·춤·노래 조화 못살려 최수종 엄정화 이상우 나현희 서인석 배종옥 독고영재…. 화려한 출연진이다. 뮤지컬의 대형화추세와 인기스타들을 앞세운 스타시스템이 연극계를 휩쓸고 있다. 그러나 실력을 갖춘 배우가 아닌 「얼굴마담」 기용에 치우치는 경향에 많은 평론가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19일 막을 내린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 말려」(환퍼포먼스)는 김성옥 최수종 엄정화 정인섭 양희경등 화려한 출연진과 김수철의 다양한 음악으로 많은 관객을 모았다. 그러나 한 평론가는 『TV 영화 연극의 연기가 각각 특성이 있는데도 훈련 안된 배우들이 대형무대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심수일과 이순애」(에이콤·3월12일까지)의 이상우는 가창력에 손색이 없었지만 연기력이 떨어져 인물 자체가 축소됐다. 그런대로 연기 춤 노래 삼박자를 갖춘 배우로 꼽히는 사람은 나현희. 지난 1일에 끝난 「나도 출세할 수 있다」(한국배우협회·민중)의 서인석 배종옥 역시 연륜에도 불구하고 노래와 춤으로 관객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뮤지컬배우가 절대 부족한 점이 공연관계자들의 고충이지만 『기본훈련도 받지 않은 채 무대에 서는 인기배우들은 1회성에 불과할 뿐, 배우양성과 거리가 멀다』는 한 평론가의 말은 되새겨 들을 만하다. 대부분의 작품이 브로드웨이 레퍼토리에 한정되고 창작작품도 우리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나 도전적인 주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우리집…」과 「심수일…」에서 김수철 김형석이 팝 재즈록 랩 트로트 삼바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선보인 것과 에이콤의 자체 훈련학교에서 단련된 코러스는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스타들의 진출이 관객을 많이 끌어모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뮤지컬의 흥미를 제대로 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평론가는 『재미있는 뮤지컬이란 한번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또 보러 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김희원 기자>김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