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의왕시 대기오염 “최악”/고농도30위내 광명 등 수도권20곳 차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의왕시 대기오염 “최악”/고농도30위내 광명 등 수도권20곳 차지

입력
1995.02.20 00:00
0 0

◎의성 가장낮아… 지역별 큰차 전국에서 경기 의왕·광명시 등 수도권지역 도시들의 대기오염도가 가장 심각했으며 경북·강원의 산간지대는 대체로 오염도가 낮았다. 녹색생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10∼11일 이틀동안 전국 1만여지점에서 대기중 이산화질소(NO2) 농도를 측정, 도로·주거지역 등(실외지역) 6천6백38개지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전국의 시·군·구 가운데 오염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의왕시(61.0 PPB, 이하 PPB 생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왕시는 중소공장들이 집중돼 있는데다 대규모 컨테이너기지가 위치해 대형트럭 통행이 많은 것이 대기오염도가 높은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도로면적이 좁아 차량정체가 극심한 광명시(58.2), 서울―춘천 차량통행량 증가로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평군(56.9), 최근 환경부에 의해 대기오염 유발원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조사된 군포시(54.3) 등도 대기오염도가 극심한 지역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20개 시·군·구가 전국오염농도 상위 30개지역에 포함돼 수도권의 공기가 가장 오염됐다는 것을 실증했다.

 오염농도가 낮은 지역은 경북 의성군(9.8) 경북 예천군(10.1) 경북 영천시(10.1) 강원 인제군(10.5) 경북 울릉군(10.7) 등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환경부의 1일평균 환경기준치(80)를 초과하는 지점은 모두 53개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준치 초과지점은 대부분 교차로나 버스터미널주변 등이었다. 

 서울의 경우 양천구 목3동 도로(1백6.4) 관악구 신림7동 도로(1백5.6) 중랑구 면목동 면목고교앞(91.3) 동대문구 청량리역앞(86.9)등 11개지점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이산화질소 고농도지역에서 장기간 호흡할 경우 인체의 점막과 기도, 폐등에 자극을 받아 건강을 해치게 되므로 특히 이들 지역에 대한 대기오염을 낮추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15개 시·도 가운데는 대전(44.8) 서울(38.8) 경기(37.7) 부산(36.8) 순으로 오염도가 높았고 강원(18.8) 제주(22.1) 경북(23.0) 등은 오염도가 낮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번 이산화질소 농도 분석을 맡은 대전대 김선태 교수는 『대전의 경우 그동안의 측정치와 비교분석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도심의 고농도지역을 주요 측정지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평균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을 뿐 실제로는 서울이 오염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상업시설이 밀집돼 교통체증이 심한 중구의 오염농도가 53.3으로 최고였고 그 다음은 관악구(53.0) 마포구(46.5) 동작구(46.4) 은평구(45.6) 순이었다. 반면 강동구(15.3) 송파구(24.3)등 외곽지역은 오염도가 낮았다. 부산 역시 도심지인 동구(47.0)와 해운대구(40.2) 등이 높게 나타났고 외곽인 금정구(25.1) 강서구(28.6) 등이 낮았다.

 김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 대기오염 정도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자치단체들이 각 지역별 특수성을 고려해 지역환경기준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광덕·이상연 기자>

◎대기오염 지도/어떻게 그렸나/이산화질소 측정기 제작 1만여곳 설치/지점별분석→컴퓨터입력→등농도선 작성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전국대기오염도지도그리기 사업은 이산화질소(NO2) 농도측정용 간이측정기 제작 및 측정지점설정―이산화질소농도측정―농도분석―각 지점별농도 컴퓨터 입력―등농도선 작성등 5단계로 진행됐다.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말 이산화질소 간이측정기를 이용한 대기오염 분석작업 전문가 대전대 김선태(환경공학과) 교수에게 간이측정기 제작및 분석작업을 의뢰했다.

 김 교수는 10여명의 학생들로 팀을 구성, 10여일동안 밤샘작업 끝에 지난달 초 1만여개의 이산화질소 간이측정기 제작을 마쳤다.

 김 교수팀이 간이측정기를 제작하는 동안 본사와 환경련은 유근배(서울대 지리학과) 김윤신(한양대의대) 교수 등의 자문을 받아 서울 등 전국 2백26개 시·군·구에서 도로·주거·녹지지역및 실내·지하등 1만여개 표본지점을 선정했다. 이어 단체와 일반시민들의 참여신청을 받아 개별 측정지점을 확정했다.

 전국 2백23개단체와 3천5백여명의 시민들은 지난달 10일 하오 배당받은 지점에 간이측정기를 설치했다가 24시간 후인 11일 하오 회수, 환경운동연합을 통해 대전대로 보냈다.

 대전대 김 교수팀은 13일부터 전국에서 회수된 1만여개의 간이측정기 분석작업에 착수, 1월말까지 농도분석작업을 마치고 측정지점별 농도를 컴퓨터에 입력, 환경운동연합 녹색지도그리기 작업팀에 보냈다.

 환경련은 김 교수팀이 보내온 자료 가운데 도로·주거·녹지지역 6천6백38개지점을 추출, 등농도곡선을 그리는 컴퓨터 프로그램인 「서퍼(SURFER)」시스템에 각 지점별 좌표(위도·경도)와 농도를 입력해 전국및 6대도시의 이산화질소 등농도곡선지도를 그려냈다.

 환경련은 본사 편집디자인부와 함께 매킨토시컴퓨터에 이 지도와 지역별 주요 이정표를 입력해 5가지 색상의 녹색지도를 완성했다.<이진동·김경화 기자>

◎대기의 질은 삶의 질/환경정보 지도화 공해개선에 큰도움

 외계에도 생물이 살고 있는가. 학자들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온 이 문제의 해답을 대기의 조성에서 찾아왔다. 생물이 살고 있는 혹성의 대기는 생물의 생육조건과 생명활동의 흔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의 조성은 생물의 존재 뿐만 아니라 주민의 생활양식까지 반영한다. 어떤 가치관을 바탕으로 어떤 기술수준으로 물질을 얼마나 소비하는가, 또 주어진 토지, 즉 삶의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대기의 질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대기의 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다양한 요소를 시공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지도는 실제 세계를 일정한 비율로 축소해 표현하는 모형이다. 대기의 질을 설명하는 지도 모형에는 주제가 되는 대기 질의 분포와 대기의 질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소들이 선정된다. 지도에는 이들 요소 사이의 공간적 관계가 표현되기 때문에 대기의 질이 공간적으로 왜 다른가를 읽어낼 수 있다. 「이 지점의 대기오염은 심각한 교통량 때문이고 저 지점의 대기오염은 분지지형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소박한 해결책도 추론할 수 있다.

 종이 위에 그린 지도가 없더라도 사람마다 마음속에 지도를 갖고 있다. 그 멘탈맵(MENTAL MAP)은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얻어온 지리정보와 주제정보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대체로 이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한다. 그런데 이 지도에는 정보부족이나 부정확한 자료 때문에 왜곡이 뒤따른다.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 계획에서도 의사결정과정의 80%는 지리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정확하고도 체계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멘탈맵을 부단히 수정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사정은 환경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는 지도화시킬 수 있는 환경정보가 없다. 전국토를 대상으로 포괄적인 환경정보를 수집한 예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환경측정망에 대한 적정성도 제대로 검증받지 못했다.

 이번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주도한 이산화질소 농도 측정은 지금까지 누적되어 왔던 환경정보에 대한 욕구불만을 폭발시킨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전국토에 걸쳐 1만여 지점에서 3천5백여 시민이 정성을 다했다. 신문지상이라는 제약으로 정밀도가 다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이 지도는 우리나라의 대기질이 갖고 있는 공간적 역동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주의깊은 독자라면 지형이나 기후와 함께 인구, 산업, 교통로 등의 분포와 대기의 질을 연관시킬 것이고, 지금까지 가져왔던 멘탈맵에서 부정확한 부분도 파악할 것이다.

 대기의 질은 우리의 가치관을 포괄적으로 반영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생활양식을 돌아보고 지역적으로는 토지이용의 틀속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대기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수질이나 토양부문과 마찬가지로 대기부문에서도 20여년전과 유사한 원론 수준의 진단과 대책이 반복되고 있다. 부족한 환경정보 때문이다. 국토정보는 사회간접자본이다. 정부는 환경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고 이를 공개할 책임이 있다.<유근배·서울대 지리학과교수·녹색생명운동 기획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