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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공부방/“학부모역할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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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공부방/“학부모역할 대신합니다”

입력
1995.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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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생대상 숙제 같이해주고 생일잔치까지/서울 36곳 하오 운용… 비용 월10만원 이하 맞벌이 부부 최대의 고민은 아이들이다. 이들은 낮동안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어 쩔쩔매기 일쑤다. 아이가 어릴 땐 그나마 낫다. 시댁이나 친정에 맡길 수도 있고 탁아소도 제법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학생이다. 중학생만 돼도 반어른이지만 아직 어린 국민학생들은 학교가 끝나고 엄마가 올 때까지 달리 돌봐줄 사람이 없다. 피아노 속셈등 학원에 보내는 것도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한계가 있다. 자연 아이들은 또래끼리 어울려 오락실을 기웃거리게 되고 공부에 흥미를 잃고 뒤처지게 십상이다.

 「방과후 학교」나 「공부방」은 이러한 맞벌이 부부의 자녀, 특히 소득이 높지 않은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80년대 중반 대학생 야학에서 시작돼 91년에는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종합사회복지관이 하나 둘 문을 열었고 현재 서울에만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13곳의 방과후 학교와 서울공부방연합회(서공연)소속 공부방 23곳이 있다. 성격은 약간씩 다르지만 전부 학교가 끝난 하오1시30분부터 부모가 돌아오는 6시30분까지 국민학생들을 맡아주는 곳이다. 비용은 한달에 1만∼3만원이 대부분이고 가장 비싼 곳도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학습지도와 생활지도가 함께 이루어진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져온 「알림장」을 보고 부모가 봐주기 힘든 숙제도 같이 풀고 산수나 한자도 가르쳐 준다. 또 지역신문만들기, 동사무소 방문, 요리 실습, 야외학습등을  통해 자발성을 이끌어 내고 공동체 놀이를 통해 함께 사는 법을 깨닫게 한다. 부모 대신 생일잔치를 열어주기도 하고 자모회나 정기적인 부모 상담, 인근 국민학교 교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가정과 학교와의 연대를 실천하는 곳도 많다. 한반이 15명 내외로 교사가 아이들에게 일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일반 학교와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아직 방과후 학교나 공부방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현재 운영중인 시설도 공간의 협소함, 아동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교사나 자원봉사자들의 부족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부분 비영리 단체들이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서공연 김명희 회장은 『보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와 사회의 따뜻한 관심 속에 자라날 수 있도록 교사들에 대한 전문교육이나 시설마련, 아동복지법등 관계법령의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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