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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 뿌리 내렸다/“인간다운 치료” 환자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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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 뿌리 내렸다/“인간다운 치료” 환자 줄줄이

입력
1995.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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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 의료보험 적용도 큰몫 도쿄(동경)도청 맞은 편에 자리잡은 신주쿠 NS 빌딩 3층. 이곳에 도쿄여자의과대학(여자의과대학) 부속 동양의학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이름 그대로 동양의학을 연구하는 곳으로 물론 환자 진료도 한다.

 동양의학연구소는 일본에서 동양의학이 점차 뿌리를 내려 가고 있음을 느낄수 있게 하는 공간이다. 동양의학연구소는 91년 문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찾는 환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환자가 하루 2백명에 이른다. 1일 2백명은 동양의학 연구소가 수용할수 있는 최대 인원. 그래서 동양의학연구소는 현재 시설 확충을 검토중이다.

 동양의학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을 반영하는 또 다른 보기는 의료보험과 관련해서다. 얼마전에 후생성은 한방약을 의료보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발표를 했다가 뜻밖의 반발에 부닥쳤다. 서명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반대가 거셌던 것이다. 운동이 시작된지 불과 3개월만에 무려 1백30만명이 서명을 했다. 결국 후생성은 계획을 철회할수밖에 없었다.

 동양의학연구소 의사인 아라이 마코토(신정성·36)씨는 동양의학이 이처럼 새롭게 조명을 받기 시작한 이유를 「서양의학에 대한 반성」에서 찾았다. 『서양의학이 병만 보는데 반해 동양의학은 병과 인간을 같이 본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인간다운 치료에는 동양의학이 낫다는 것이다.

 제도적인 면에서 보면 지난 76년 한방진료에도 의료보험을 적용키로 한 것이 커다란 계기가 됐다. 『원인 불명의 발열 증세에 걸린 젊은 여자가 있었습니다. 서양의학 치료를 계속 받아도 차도가 없어 포기했던 환자였는데 우리 병원을 1년 정도 다닌뒤 결국 나았죠. 서양의학 테스트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코토씨의 자랑이다.

 동양의학을 공부하는 학교도 제법된다. 동양의학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이곳 도쿄여자의과대학과 도야마(부산)의과약과대학등 2개 대학이고 그밖에 1∼2단위의 강좌가 설치된 학교도 더러 있다.

 그러나 교육체계는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라는 구별이 없는 것이다. 서양의학 커리큘럼 안에 동양의학이 필수과목으로 자리잡고 있어 우리처럼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 완전히 갈라서지는 않는다. 도쿄여자의과대학이나 도야마의과약과대학을 나온 사람이 서양의를 해도 되고 동양의를 택해도 상관없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코토씨는 『우리 학교에서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좋은 점을 결합하려고 합니다.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의 관계로 이해하는 거죠』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동양의학은 서양의학에 비하면 아직 체계적 학문연구방법론에서 뒤져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동양의학연구소의 사토 히로시(좌등홍·47) 조교수는 『동양의학은 학문적으로 본다면 연구기관·연구자·연구방법론등에 있어 아직 미비합니다. 또 체계적 교육도 부족하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도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환자가 늘어나면서 약재 확보에 비상이 걸릴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80∼9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이런 문제들만 해결된다면 동양의학의 수요나 수준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겁니다』라고 내다보았다.<도쿄=박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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