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일간스포츠주최·성대의대 주관/진료소 문열자 만성환자들 밀물/10㎞떨어진 마을서 들것 실려오기도【우터르바니(네팔)=이석희 기자】 「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사랑의 공동체 운동이 히말라야 산간오지에 메아리지고 있다. 인술로 온 누리에 사랑을 실천하는 한국의 자선 의료봉사단이 도착하자 네팔 산간마을 주민들은 감사하다는 뜻의 「단네밧, 단네밧」을 연발했다.
한국일보사와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이화여대 의대가 주관한 「95네팔―이화의료봉사단」(단장 김순회 교수)은 지구촌의 오지에서 5박6일동안 헌신적인 활동을 펴 현지 주민들을 감동시켰다.
2일 서울을 떠난 의료봉사단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고 1시간을 날아가 다시 버스로 비포장길을 5시간 달린 끝에 4일 황혼녘에 우터르바니에 닿았다. 이 곳은 히말라야산맥 마칼루봉에 이르는 길목의 소도시 덩쿠타에서 13 떨어진 해발 1천3백여의 산간오지. 고산지대에 1천4백여명의 주민들이 20여호씩 흩어져 살고 있다. 마을이 생긴 이래 한번도 의사의 발길이 닿은 적이 없는 곳이다.
봉사단은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마을 공터에 텐트를 치고 5일부터 본격적인 진료활동에 들어갔다. 영국의 지원으로 건립된 기술학교 강당에 임시진료소를 마련한 봉사단은 내과 소아과 외과 치과등 4개 진료과와 약국을 개설했다.
상오 8시 진료소 문이 열리자 만성병 환자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10여 떨어진 마을에서 들것에 실려 온 40대 아주머니, 화상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팔 근육이 썩어 들어가는 어린이…. 문명시대의 그늘이 거기 있었다. 번개가 치고 폭우가 퍼붓는 날씨에도 환자 행렬은 줄지 않았다. 얼마나 인술에 굶주렸던가 알 수 있었다.
봉사단은 인술 외에도 옷가지 5백여점과 학용품을 듬뿍 나눠 주고 9일 순회진료길을 떠났다. 이날 우터르바니 마을 이장 넌더 기소르 판데(25)씨는 『1천4백여명의 주민 대부분이 각종 질환을 앓아 왔으나 한번도 진료다운 진료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며 『멀리 한국에서 의료봉사단이 와 주민들을 치료해 줘 따뜻한 인류애를 흠뻑 느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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