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아파트제공 불구 “돈 더달라” 의사에 “2억지급” 판결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정덕흥 부장판사)는 14일 김모(34·주부)씨와 이모(42·의사)씨부부가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김씨가 고부갈등을 일으키고 현명한 처신을 못한 점은 인정되나 처가의 경제적 후원만을 요구하며 폭행까지 한 남편에게 근본적 책임이 있다』며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고 이씨는 부인에게 위자료 2천만원과 재산분할금 1억 9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친정이 유복한 김씨는 여중 미술교사로 근무하던 86년 8월 명문의대 출신의 수련의 이씨와 중매결혼했다. 이씨 부모는 아들이 전문의과정을 마칠 때까지의 경제적 지원을 요구, 김씨 부모는 2천만원의 학비와 서울 강남의 35평아파트를 제공했다.
김씨는 결혼후 남편의 수입은 모두 시집에 보내고 자신의 수입만으로 살림을 꾸렸으며 남편이 병원장과 주례선생에게 인사간다며 돈을 요구할 때마다 2백만∼3백만원씩 주었다.
남편은 결혼 2년째 다시 2천만원을 요구하다 김씨가 거절하자 만삭인 김씨를 폭행했고 딸의 백일에도 외박을 했다. 참다 못한 김씨는 88년 5월 직장을 그만두고 친정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남편은 부인과 딸을 한 번도 찾지 않다가 지난해 『부인이 시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않는다』며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맞서 김씨도 이혼 및 위자료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인에 대한 애정없이 결혼이 파탄되게 한 근본적인 책임은 이씨에게 있다』며 『딸에게 우유 한 통 사준 일 없이 국민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한 번도 찾아 보지 않는등 아버지로서의 애정을 베풀지 않은 잘못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현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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