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음악원 “따뜻한 선율” 호평/「94 최우수 바이올린주자」 선정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조민정(19)이 세계무대에서 또 하나의 반짝이는 별로 떠올랐다. 모스크바국립음악원 3년생인 조민정은 이 음악원 종신 주임교수들이 뽑은 94년의 최우수 바이올린 연주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으며 세계 음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모으게 됐다.
정상의 음악가들을 배출해온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은 레닌그라드음악원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전통깊고 수준높은 음악교육기관. 러시아뿐만 아니라 각국의 재능있는 음악영재들이 모여 거장의 꿈을 키우고 있다. 조민정은 이들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연주자로 우뚝 선 것이다. 최정상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국제무대에 군림하고 있는 기돈 크레머도 이 음악원 최우수연주자로 뽑혔었다.
방학을 맞아 고국을 찾은 조민정은 비러시아계 연주자로서, 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영광을 차지한 것을 기뻐하면서도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기대하지 못했는데… 대단히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히는 그는 『나의 생각을 바이올린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찬 연주자이다. 스승 마야 글레바로바로부터 「따뜻한 가슴이 있는 연주자」로 칭찬받고 있는 그는 할아버지인 문학평론가 고 조연현씨의 영향을 받은 듯 예민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음악의 내면을 중시하는 그는 현대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사르트르의 「구토」를 외울 정도로 탐독하는 등 진지한 작업을 하고 있다. 러시아학파의 기교와 사상을 계속 익힌 후 미국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조민정은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이다. 국민학교 1학년때 바이올린을 시작, 한국일보콩쿠르등 각종 콩쿠르를 석권했으며 92년 6월 제1회 차이코프스키 청소년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서울예고 1학년때인 92년 재능을 인정받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 최연소 입학,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수상기념 연주회를 하기 위해 12일 출국한다. 연주회는 14일 유서깊은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연주홀에서 개최된다. 곡목은 에른스트 「로시니 오페라 오델로 주제에 의한 판타지」.<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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