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매입·소형차개발 등 판매전략 주효/불판매량 작년비 14%증가… 신장세 계속 지난 93년 16%의 기록적인 판매감소로 존폐의 벼랑끝까지 갔던 유럽의 자동차 산업이 다양한 판매전략과 소형신차 개발등에 힘입어 지난해 대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가장 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로 지난해 1백97만대의 승용차가 팔려 전년대비 14.6%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프랑스내에서 최고의 판매신장률을 올린 업체는 이탈리아의 피아트사로 무려 43% 증가했고 다음으로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 합작사(PSA) 14%, 프랑스의 르노사 13%, 스웨덴의 볼보사 12%등의 순이었다. 반면 프랑스에서 1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온 일제 승용차는 지난해 판매가 5.2% 감소했다.
한편 유럽최대 메이커인 독일의 폴크스바겐사는 지난해 자사의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6.4% 늘어난 3백30만대에 달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유럽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약 6%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이같은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신장률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전반전인 활황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유럽의 자동차시장이 되살아난 것은 정부의 구매지원정책 때문이다.
특히 독일과 함께 유럽의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10년 이상된 중고차를 처분할 경우 차량상태에 관계없이 무조건 5천프랑(약 75만원)에 인수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했는데 이 정책이 주효했다.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자동차업계를 살리기 위해 도입한 이 정책은 낡은 승용차일수록 더 많이 나오는 배기가스등에 대한 국민들의 환경의식과 맞물려 당초 기대를 훨씬 웃도는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따라 프랑스정부는 이 조치의 시행기간을 오는 6월까지로 연장했다. 발라뒤르총리가 주도한 이 정책이 큰 효과를 보자 새로 판매되는 승용차에는 「발라뒤르 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다른 국가들도 이에 자극을 받아 정부 또는 민간업계 차원에서 유사한 부양책을 실시하거나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같은 수요촉진책은 중저가의 중소형 신차개발과 때를 맞춰 파급효과가 더욱 컸다. 르노사가 지난해 4월부터 시판한 독특한 디자인의 소형승용차인 「트윙고」는 6개월만에 10만대 이상 팔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와 함께 자동차메이커들의 할인판매전략과 지난해 10월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 자동차쇼」도 수요를 촉진시킨 것으로 지적됐다. 피아트사의 경우 소형승용차를 판매할 때 일단 정상가격을 명시해 놓고 실제 구매시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이 오랜 판매방식이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처음부터 할인가격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바꿔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업체별 점유율은 폴크스바겐사가 16%로 1위이며 미국계 독일회사인 「제너럴모터스 유럽」과 「포드 유럽」이 각각 11.13%, 푸조·시트로엥 합작사가 12%, 피아트사가 11%, 르노사가 10% 정도다. 일본의 닛산과 도요타, 마쓰다가 합해서 10%,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사 및 영국의 로버사가 각각 3%, 스웨덴의 볼보사가 약 1.5%이다.<파리=한기봉 특파원>파리=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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