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수용없이 북·미개선 없다” 못박아/안보리이사국 진출관련 유동국 집중공략 공로명 외무장관이 방미기간중 벌인 대미, 대 유엔외교는 무엇보다 북한이 남북대화에 성실히 응하도록 하기 위한 국제공조 확보가 큰 줄기를 이뤘다.
특히 한미 외무장관회담등 양국간 고위정책협의에서는 북핵문제 타결과정에서 대북협상을 위해 구사됐던 「채찍과 당근」중 채찍쪽에 비중이 두어졌다.
즉 가장 중요한 사안이었던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의 「조화와 병행」원칙이 북·미간 경수로공급협정과 연락사무소개설을 연계시키는 방법으로 구체성을 띠게 된 것이다. 이는 곧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수용해 공급협정이 원만히 체결되지 않으면 북·미간 연락사무소도 개설할 수 없다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여기에서 공장관이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형경수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우리 정부가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점을 재천명한 것도 북한에 대한 채찍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북 압박전략에도 불구, 북·미 기본합의를 현단계에서 수정 또는 파기하는 것은 한미 양국 모두 바라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해졌다.
공장관은 이번 방미기간중 남북대화의 재개를 전제로 이 점을 분명히 했고 미 행정부는 물론 의회도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오히려 북·미합의에 비판적인 공화당 주도의 미의회가 합의이행의 큰 틀을 유지하는데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도 공장관의 방미결과 확인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있었던 공장관과 미 상·하원 지도급 의원들과의 합동간담회에서 미의원들로부터 북·미합의에 대한 한국내 불만여론을 무마하려는 듯한 발언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결국 미국은 우리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배려한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국익에 입각해 남북대화등 북·미합의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장관이 워싱턴에 이어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8일 갈리 유엔사무총장과 주요국 주유엔대사를 잇따라 접촉한 것은 대 유엔외교 강화를 통해 올해 안보리비상임이사국 진출을 확보한다는데 일차적인 목표가 있다.
우리의 안보리비상임이사국 진출전략은 우선 아직까지 지지향배가 유동적인 나라들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유엔의 1백85개 회원국중 73개국이 문서 또는 구두로 지지를 확약해 왔고 45개국정도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상당히 유동적이다. 안보리진출을 위해서는 올해 10월중 유엔총회에서 스리랑카와 경합을 벌여 표대결로 1백85개국중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때문에 아직은 안심할 수 없고 호의적 반응을 적극적 지지로 유도하는 전략마련에 부심할 수밖에 없다.
공장관이 8일에 이어 9일까지 모두 40여개국의 대사를 집단 또는 개별적으로 접촉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공장관이 갈리총장과의 면담에서 PKO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피력한 것도 우리의 국제평화기여도를 높인다는 측면과 함께 안보리진출 전략차원에서 평가되는 부분이다.
공장관은 또 유엔에서 남북대화재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유엔의 중재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유엔개발계획(UNDP)등 유엔을 통한 남북협력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함께 남북대화에 대한 정부의 다원적인 접근방식을 반영하고 있다.<워싱턴=고태성 기자>워싱턴=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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