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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계남 모노극 「콘트라베이스」/언제 나는 큰소리를 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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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계남 모노극 「콘트라베이스」/언제 나는 큰소리를 내보나…

입력
1995.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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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조직속 소시민의 감정 전달 관객들은 둔중한 콘트라베이스를 옆에 둔 연주자의 아파트에 초대받아 와 있다. 연주자(명계남 분)는 친숙하게 말을 꺼낸다. 현악기중 가장 저음을 내는 원초적인 악기 콘트라베이스와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바그너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시립교향악단의 일원이며 오늘 저녁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공연의 초연에서 연주한다는 계획에 대해서. 

 파트릭 쥐스킨트 작 「콘트라베이스」(김태수 연출·극단 완자무늬)는 독어권에서 가장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희곡중 하나다. 사회 안에서 변두리에 속한 소시민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을 읽고 감동에 들떠 마음잡고 시작했다는 명계남(42)은 『처음 연극하는 것같다』는 말을 반복한다. 그가 설정한 상황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지분지분 내 얘기를 하는 것』이다.

 콘트라베이스는 다루기는 거북하면서 음색은 무겁고 오케스트라 안에서 그다지 비중있는 악기가 아니다. 스포트 라이트를 받거나 독주를 할 기회도 거의 없다. 언제나 오케스트라 셋째줄에 앉는 베이스주자의 운명은 사회적 명성, 성공과는 거리가 있다. 때문에 그는 짝사랑하는 소프라노 사라에게 말도 못 붙여 본채 냉가슴을 앓는다.

 그가 늘 상상하는 것은 지휘자가 막 지휘봉을 드는 정적의 순간에 벌떡 일어나 『사라―』하고 소리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만인의 주목을 받고 사랑을 얻으려는 것이다. 만약 용기만 있다면.

 명계남의 연기가 계속될수록 관객들은 점차 그의 내면으로 몰입하게 된다. 학생 최희정(23)씨는 『작품을 읽고 보러 오게 됐다. 조직에서 소시민이 겪는 감정등을 잘 표현했다』고 말한다. 19일까지 학전소극장.<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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