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에 전파… 21세기 「대동아 공영권」 야망문화에 있어서도 일본은 대국이다. 일본이 없으면 전자오락게임을 할 수 없고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미 일본의 영상문화권에 들어간지 오래다. 일본만화영화가 세계 어린이들을 꼼짝 못하게 하고 일본은 위성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전파를 세계 곳곳의 안방에 주사한다. 아무런 규제없이 경제력과 함께 번성한 일본의 대중문화. 그 명암과 전파를 통한 일본의 아시아 문화점령의 야망을 추적한다. 그리고 문화개방시대를 앞두고 있는 우리문화를 함께 점검해 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
『95년 8월. 일본은 통신위성 JC SAT3으로 아시아 각국에 일차 「선전포고」를 한다. 그리고 97년 방송위성 BS4로 본격적인 「공중폭격」에 나선다. 「아시아 연합국」은 타이콤(TAQICOM)과 AP스타 1·2등의 위성을 동원, 버티지만 막강한 일본의 위성전파력과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영상물에 무너지고 만다』
일본은 이같은 시나리오처럼 21세기 대중문화, 특히 영상문화의 「대동아 공영권」을 꿈꾼다. 그들에겐 두가지 강력한 무기가 있다. 위성방송과 「하이비전」이란 이름표를 단 고선명TV(HDTV)이다. 일본의 전파위력은 엄청나다. 전통공연인 「가부키」이든 민속경기인 「스모」이든 전파를 타고 갈 수 없는 문화란 없다는게 그들의 생각이다. 영화 역시 일본 냄새가 물씬 나는 극영화보다는 소니(SONY)가 사들인 미영화사 컬럼비아에서 제작한 영화 「떠오르는 태양」에서 처럼 은근 슬쩍 일본의 정서를 집어 넣는다.
지난해 6월 방송법을 개정한 일본은 그동안 전파월경(SPILL OVER)을 의식, 제한해 오던 해외방송을 전면 허용했다. 외국 위성방송이 자국내로 거침없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일본도 그냥 앉아서 당할 수 만은 없다는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그리고 곧 바로 오는 8월 아시아 전역과 하와이지역을 커버할 국제통신위성인 JC SAT3을 띄울 계획이고, 지난해 11월에는 이를 이용하려는 위성방송국인 「디지털 마르치 채널(DMC)」까지 설립했다. DMC는 96년 봄부터 무려 50개 채널을 방송하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전파확장전략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위성방송을 시작할 97년에는 BS3을 대체할 방송위성 BS4를 발사한다. 우정성은 BS4에 모두 8개 채널을 할당할 방침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파라볼라안테나로 쉽게 시청하고 있는 기존의 2개의 NHK 위성채널과 상업방송인 JSB의 「와우와우(WOW WOW)」채널외에 추가로 5개 채널의 위성수신이 가능하다.
다음단계는 바로 「마력의 영상」으로 불리는 HDTV의 본격화. 그 첨병을 자처한 NHK는 시험방송을 주도하면서 값싸고 부피가 적은 수상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합형태로 시험방송에 동참하고 있는 민간방송들도 위성채널 획득이 이뤄지는 98년이면 독자적인 하이비전방송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위성으로만 가능한 HDTV수상기 시장의 규모도 엄청날 전망이다. 때문에 일본은 HDTV 수상기의 주사선 1천1백25개를 상징해 11월25일을 「하이비전의 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고 지금껏 고집해온 자신들의 송출방식인 아날로그방식을 버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디지털로 바꾸는 전략을 세웠다.
이처럼 직·간접적으로 아시아 각국에 자신들의 문화를 실어나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는 상황탓인지 문화개방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느긋하다. 굳이 힘든 「방송개방」 「문화교류」의 절차를 거치면서 상대국의 국민감정을 건드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역사적 배경」을 의식, 더 더욱 조심스러운 자세이어서 공식적으로 어떤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
일본 문화청의 가나구치 야스히사(김구공구·40)문화정책실장은 『일본은 어느 나라와도 문화교류를 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한국의 반응에 따라 대처하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NHK위성방송을 통해 일본의 영화나 스모를 보는 한국인이 많다. 문화개방전에 이미 일본은 문화흑자를 누리며 느긋해 있다.<도쿄=이대현 기자>도쿄=이대현>
◇일본 기동취재반
박래부(문화2부 부장)
이상호(경제1부 기자)
박상준(전국부 기자)
황영식(도쿄 특파원)
이대현(문화2부 기자)
장현규(정치1부 기자)
박광희(주간한국부 기자)
최성욱(사회2부 기자)
오대근(사진부 기자)
손덕기(도쿄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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