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기 맞아 미발표 번역시집 2권도 함께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옥중에서 첫 시집을 낸 사람, 혁명을 노래했던 시인 김남주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지 13일로 1주기를 맞는다. 「새끼들 안죽을 만큼만 하고」 뜨자던 이 세상을 병마와 다투다 간지 1년만에 유고 작품, 미발표 번역시들이 묶여 세 권의 책으로 나온다.
유고시집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창작과비평사간)에는 부인 박광숙씨가 옛 원고뭉치를 뒤져 찾아낸 미발표 옥중시들과 타계 직전까지 썼던 작품, 그리고 마지막 시집 「이 좋은 세상에」 이후 여러 곳에 발표했던 시들을 모았다. 시작메모와 일기, 편지글도 덧붙어 있다. 두권의 번역시집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와 「은박지에 새긴 사랑」(푸른숲간)에는 첫 번역시집에 실었던 하이네, 브레히트, 네루다를 비롯해 마야코프스키, 로르카, 푸슈킨, 호치민등의 작품이 실려있다. 고인이 생전에 해방시집이라는 제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펴내려고 번역해 두었던 작품들이다.
「나와 함께…」에는 출옥 후 『내 나이 마흔다섯이다. 이제 시작이다. 생활 속으로 들어가자』던 새로운 포부와 꺾이지 않은 용기가, 「먹고 사는 일에 익숙해져 지난날의 기억들을 나는 잊고 살아도 되는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던졌던 참담한 고백이 함께 들어 있다. 숨 거두기 전 몇 편의 시에 썼듯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라던 굳은 희망도 담겨 있다.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중심이 된 추모사업회 준비위는 11일 하오4시 서울 여의도 여성백인회관 강당에서 「김남주 문학의 밤 및 출판기념회」행사를 열고 시낭송, 노래·춤공연을 갖는다.<범>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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