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의 최근 무역분쟁은 오만과 배짱의 대결이다. 미국은 지적재산권 협상과정에서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오만함을 보였다. 중국인들은 지난해 12월 베이징(북경)에 온 미국측 협상대표가 중국의 협상자세에 불만을 품고 『간다는 인사말도 없이 무례하게』출국해 버린 사실을 지적한다. 좀체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중국인들이 미국대표를 가리켜 「요괴(」라고까지 비난한 사실은 그들의 뒤틀린 심사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또 미국이 중국에 민사소송법을 기한내에 개정하고 소송비를 인하할 것등을 요구한 것은 다른나라의 입법·사법제도를 자국의 경제적 편의에 맞게 고치도록 강요하는 구시대 제국주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신문·출판 및 영상물제작사를 설립해 제작·발행·판매를 모두 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것도 중국입장에서 보면 문화침략을 노리는 신종「조계」에 다름없다.
이에 중국은 배짱으로 맞서고 있다. 중국의 즉각적인 역보복조치는 그들의 시장잠재력을 철저히 「무기화」한 것이다. 세계각국이 중국시장에 발붙이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판에 중국에 무역제재를 하는 나라는 결국 「소탐대실」이 아니냐는 배포다. 중국의 이런 배짱에 지금껏 여러나라가 두 손을 들었다. 타이완(대만)에 미라주전투기를 팔려던 프랑스는 독일에 투자문호를 확대하면서 프랑스를 철저히 소외시키는 중국의 배짱전략에 1년이 못가서 자존심을 구긴 채 무릎을 꿇었다.
이번 미중대결을 지켜보면서 연상되는 것은 「모순」의 고사이다. 지금까지 어떠한 방패도 다 뚫어 오만할대로 오만해진 창(미국)과 어떠한 창도 다 막아 배짱이 커질대로 커진 방패(중국)가 자웅을 겨뤄 보자고 으르렁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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