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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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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대통령으로서보다는 구소련공산당서기장으로서 전후 반세기의 미소냉전체제를 종식시킨 역사의 주역이었다. 그런 그가 국제그린 크로스총재자격으로 지금 서울에 와 있다. ◆그가 이룩했던 것과 그가 미완성으로 남겨 놓은 과제들이 세계사 그 자체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기에 그에 대한 평가는 끝나지 않았다. 잠정적인 평가들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냉전의 승자인 미국은 호평이다. 부시 전미대통령은 『냉전의 쓰라린 분단을 종식시키고 유럽을 자유로운 하나의 세계로 만든 사람』이라 했다. ◆구소련내에서도 『소시지를 만들 줄은 몰랐지만 자유를 준 대통령』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평가도 나쁠 수 없다. 그는 노태우 전대통령과 세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한소 국교정상화를 가능케 했다. 노전대통령과 그가 닦아 놓은 한소친교는 후임자인 김영삼대통령과 옐친대통령에 의해 한·러시아 우호로 승계되고 있다. ◆구소련제국의 해체를 주도했던 그는 러시아의 재건에는 처음부터 참여의 기회를 빼앗겼다. 그의 정책의 양대축이었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정책은 변형됐다. 다당제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새로운 러시아는 과속했다. 훨씬 무질서하고 불투명하다. 방향감각조차 혼미한 것같다. 고르바초프는 여기서 소명의식을 다시 느끼는 것같다. ◆한국일보와의 인터뷰(2월6일자)에서 그는 『정치를 떠난 적이 없다』고 했다. 또한 『러시아가 남북한당국간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가 한반도평화와 통일에 기여했으면 한다. 미국의 지미 카터 전대통령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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