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의한 대중조작 풍자한/「헤어 드레서」 감독 맡아 화제 최진수(38)씨는 드라마식의 광고 「탱크주의」나 「훼미리주스」등으로 광고의 형식을 혁신시킨 CF감독이다. CF에서 영상 이미지와 메시지를 결합시키는 솜씨를 닦은 그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내용은 매스컴에 의한 대중조작의 이면을 풍자하는 「헤어 드레서」.
톱스타 안성기를 비롯, 이혜영 조형기등이 출연하는 「헤어 드레서」는 애완견 미용사였던 주인공이 본의 아니게 프랑스에서 유학한 실력있는 미용사로 과대포장되면서 빚어지는 비극을 코믹터치로 그리게 된다. 광고를 통해 대중에게 일방적 메시지를 전해 온 CF감독이 역으로 그 허상을 고발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주인공인 앙리 박(안성기)은 그를 고용한 미용실의 장마담(이혜영)에 의해 프랑스 유학파로 선전된다. 그가 애완견 미용사 때의 경험을 살려 시도한 야수파 헤어스타일이 크게 유행하자 매스컴은 「야수파 신드롬」을 전파시킨다. 시청률 저하에 시달리던 한 방송사 간부는 센세이셔널리즘을 노려 그를 야수파 신드롬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그러나 앙리 박의 신화는 그가 애완견 미용실 조수였다는 사실을 눈치챈 경쟁자 이춘기(조형기)에 의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사문서 위조혐의로 법정에 선 앙리 박과 증인인 장마담, 방송사 간부들, 앙리 박에게 온갖 수사를 늘어놓았던 교수들의 증언을 통해 복제와 왜곡을 통한 대중조작의 실체가 낱낱이 밝혀진다.
최감독은 드라마형식을 빌린 「공기방울 이야기」CF와 대우전자 배순훈사장이 등장하는 「탱크주의」CF로 한국방송광고대상에서 연이어 최우수상과 대상 감독상등을 수상했다.
CF계에 몸담기 전 드라마와 연극연출을 거친 최감독은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하되 CF의 표현주의기법을 적극 활용해 상징적이면서도 풍자적인 영화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CF계가 표절과 대중조작의 온상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나는 창조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해 왔다』며 이 작품에서도 독창적인 표현법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의 활용에서도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해태그룹계열의 광고회사인 코래드가 영화업에 첫 진출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코래드 계열사인 한국비전센타가 1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서 28일 크랭크인 한다.<김경희 기자>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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