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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민자당의 약속과 실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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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민자당의 약속과 실천(사설)

입력
1995.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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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당대회를 통해 당과 정치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국민의 정당, 정책정당이 될 것을 다짐하고 새 출발한 민자당의 장차 성패는 곧 한국의 정치개혁성패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3당합당이래 5년동안 무기력하고 또 파쟁으로 지내왔던 민자당이 심기일전, 자기쇄신을 통해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면서 경쟁력있는 정치, 생산적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앞서 새로 태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뜯어고치겠다고 철저한 「자기 파괴선언」을 했던 민자당이 당명바꾸기는 보류했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천명한 변화와 개혁의 약속과 다짐들은 가히 파격적이라 할 정도로 거창했다.

 먼저 김영삼대통령은 총재에 재추대된후 민자당이 나갈 방향으로 국민정당, 민주정당, 정책정당, 차세대정당, 통일주도의 정당임을 제시했다. 또 이날 대회에서 새 정강정책, 국민에 대한 약속, 세계화선언문등을 통해 세계화와 개혁의 선도, 선거혁명완수, 선진통일한국의 건설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 역시 일단 국민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이밖에 당헌당규를 고쳐 원내총무의 제한적 경선을 비롯, 각시·도지부장과 시·도지사후보의 경선 등은 당내 민주화를 위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김영삼 총재가 새 대표에 예상을 뒤엎고 이춘구 국회부의장을 지명한 것은 여러가지 고려가 깔려있는듯 하다. 무난한 원외중진기용의 당초 관측을 깨고 5공집권의 핵심이었던 이대표를 기용한 것은 철저하고 균형있는 그의 당관리경험을 높이 사는 한편 민정계, 그리고 김종필 전대표의 이탈과 신당추진으로 흔들리는 충청권을 포용하려는 배려이며 나아가 총재가 계파체제를 뛰어넘어 당운영을 직접 관장하겠다는 포석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민자당이 당과 정치의 세계화, 제2의 창당, 정책정당 국민정당등 화려한 구호를 내세웠다고 개혁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같은 공약들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리 거창하고 그럴듯한 목표와 정강도 한낱 휴지가 되고 마는 것이다. 민자당이 개혁을 완성하고 새 정치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민앞에 선언과 구호에 담긴 정책들을 하나하나 성실하게 실천하는 길 뿐이다.

 약속실천을 접어둔채 또다시 당과 국회의 요직배분, 그리고 당운영주도문제로 파쟁을 벌이고 당의 일사불란을 내세워 경선을 생략하며, 야당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일 때 당의 민주화도 국제화도 물거품이 된채 국민의 불신만을 가중시키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민자당의 새체제·새모습의 본격적 실험은 오는 6월 4대지방선거에서 국민심판으로 드러날 것이다. 민자당은 거창하고 화려한 공약들을 내세웠다가 자만과 태만으로 실패했던 역대여당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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