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워낙 별난 일도 많은 나라지만 세계 최강 미국군대와의 싸움을 대비한 민간 군사조직이 다른 곳도 아닌 바로 미국내에 있다면 믿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내에는 스스로를 「민병대」라고 부르며 연방정부군과의 전투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모여 훈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교사 의사 월급쟁이에서 목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제각기 마련한 얼룩무늬 군복차림에 소총을 들고 진흙탕을 뒹굴며 실전연습을 한다.
정확한 집계는 없으나 전국에 걸쳐 10여개에 달하는 민병대가 최근 몇년사이 생겼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40대 중년층 이상인 탓에 몸동작이 굼뜨고 훈련도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사고는 사뭇 진지하다. 이들은 『국민이 만든 정부가 국민을 위하기는 커녕 관료주의화해 권력을 남용하고 국민을 통제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에 국민생활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총기보유제한법처럼 개인의 자유와 이익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어내고 이를 강제하는 정부는 더이상 「국민의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정부가 군대를 동원, 정부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을 진압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훈련을 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자위론」이다.
해당지역 경찰관계자가 『국민은 결사)의 자유가 있고 사격연습도 할 수 있다』고 귀찮은 듯 말한데서 보듯이 정작 적으로 찍힌 미국정부는 이들에 대해 별 위협도, 관심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세금으로 낸 돈을 도둑질당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형사고에 불안해하면서도 「언젠간 나아지겠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눈에는 자신들을 위하지 않는 정부에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는 이들의 「객기」가 별나게 보이지 않을 수 없다.<뉴욕=김준형 특파원>뉴욕=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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