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편력·징집 기피비화 등 포함/백악관 일축불구 재선길 악재로 빌 클린턴미대통령의 과거 여성편력과 징집기피를 둘러싼 비화가 담긴 새로운 전기가 출간돼 중간선거 패배를 딛고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는 클린턴에게 또 한차례 타격이 예상된다.
5일부터 워싱턴포스트 1면에 연재될 이 전기는 이 신문사의 데이비드 마라니스기자가 집필한 것으로 제목은 「그의 반에서 첫째」(FIRST IN HIS CLASS). 마라니스는 지난 92년 대선기간중 당시 대통령이자 공화당후보였던 조지 부시진영으로부터 클린턴후보에게 지나치게 호의적인 기사를 쓴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던 언론인. 이같은 저자의 명성과 워싱턴포스트의 권위가 이 책에 담긴 내용의 신빙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이 전기에 의하면 지난 74년 하원의원에 출마한 클린턴은 그로부터 5년전 자신의 월남전 징집을 면제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아칸소대 학군단장(대령)에게 보냈던 편지의 원본을 파기했다. 이는 자칫 공문서 파손혐의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앞으로 이에 대한 해명요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클린턴은 88년 아칸소 주지사 재직시절 대선출마를 검토하면서 당시 비서실장이던 베치 라이트여사에게 여성편력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고 자신과 어울린 적이 있던 여성들의 명단을 작성했다. 두사람은 이 명단을 훑어가며 클린턴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정사사실을 폭로할 가능성있는 여성들을 두차례나 면밀히 검토했다. 라이트여사는 결국 클린턴에게 『아내와 딸 첼시를 생각해서 출마를 포기하는게 좋겠다』고 권유했고 클린턴은 이를 따랐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또 아칸소주 주지사 재직시 경호원들을 시켜 혼외정사를 즐길 여성을 물색토록 지시했으며 때로는 그가 직접나서 경호원들에게 여성 파트너들을 주선해 주기도 했다는 점을 라이트여사가 인정했다고 이 책은 밝혔다.
이같은 클린턴의 섹스행각은 현재 법원에 계류중인 「폴라 존스사건」공판에서 클린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게 분명하다. 아칸소주 공무원이었던 존스는 클린턴이 주지사시절 경호원을 시켜 자신을 호텔방으로 부른뒤 성기를 보여주며 성적으로 학대했다면서 거액의 민사소송을 제기해놓고 있다.
라이트여사는 이 전기내용과 관련, 지난 1일 클린턴으로부터 전화를 받은뒤 『마라니스기자가 내 말을 오해했다』며 자신의 진술을 일부 뒤집었다. 그러나 마라니스는 『책이 나오기 전에 라이트여사에게 그녀와 관련된 부분을 모두 읽어주었더니 그녀는 「공정하고 정확하다」고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의 사실여부를 떠나 클린턴은 또다시 도덕성 시비에 휘말리게 됐다. 워싱턴포스트지에 일주일에 걸쳐 연재될 이 내용은 공화당의원들이 화이트워터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벼르고 있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악재이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이미 92년 선거전 당시 나온 얘기』라며 『새로운 뉴스거리가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한 백악관 출입기자는 『이번에 나온 주장은 관뚜껑에 못질을 하나 더한 것』이라며 클린턴의 인격에 적지 않은 손상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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