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기용땐 계파알력·힘집중 우려”/지자제의식 「정원식카드」 선택할듯 민자당 신임대표인선문제가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당외인사―당내 약세원로급―당내 중진으로 인선난을 거듭하다 3일 들어서는 당내 실세중진안이 다시 힘을 잃는 분위기이다. 대신 원외의 정원식 전국무총리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김영삼대통령의 선택은 정전총리와 김윤환 이한동 의원등 두 실세중진의원으로 일단 압축됐다는 설이 우세하다. 국회관계와 실세중진들간의 균형관계등을 감안, 원내의 이만섭 전국회의장안을 선호하는 의견도 있으나 낙점여부는 미지수이다.
대표인선문제는 전날까지만 해도 중진실세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다. 김대통령이 신임대표의 당무장악능력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렸기 때문이다. 또 김종필전대표의 대구·경북 및 충청권연합시도에 효과적으로 맞서는 데에는 두 중진실세카드가 적격이라는 판단도 고려되는 듯했다. 이와함께 중진실세의 대표기용은 세대교체의 명분에도 적합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이 유력해지자 역류도 만만치 않았다. 그 진원지는 여권핵심부주변의 「이너 서클(INNER CIRCLE)」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두 중진실세 불가논리의 첫째는 당초 예상대로 「힘의 집중」에 대한 우려이다. 『이번 대표가 아무리 차기대권과는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집권당의 대표자리에 세가 몰리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실세중진중 하나를 대표에 앉힐 경우 계파 및 중진들간의 알력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정계가 워낙 사분오열돼 있어 이들로서는 민정계의 동요를 잠재우기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정전총리는 이들이 지닌 이같은 문제점들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정전총리는 황해 재령출신으로 TK나 충청권인사보다 지역색이 엷은데다 이북출신 보수성향표들을 흡수하는 데에도 나름의 기여를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학자출신이지만 문교장관 국무총리 대통령선대위원장등 정·관계의 다양한 직책을 거치면서 기존 정치인 못지않은 정치력과 조직장악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민자당의 대선 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이 있어 다가올 지자제선거를 지휘하는데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권」의 이미지와 무관하다거나 미국에서 학위를 받아 세계화의 명분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등이 정전총리카드의 장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당내 중진실세들의 갈등을 제어할 수 있는 효과도 가능하다.
반면에 정전총리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없지 않다. 당내에서는 『의원직도 갖지않은 원외인사가 JP파문으로 흐트러진 당을 효과적으로 장악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야관계, 국회활동등에서도 원외인사의 역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전총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에서는 『어차피 이번 대표의 임기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국회문제등은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인선발표가 늦어지고 각종 설만 난무하면서 이를 둘러싼 당내의 잡음과 혼돈양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대표인선이 난항을 거듭하다가 막상 뚜껑이 열리면 당개혁과 세계화에도 맞지않는 인사가 기용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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