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UR파고」 어떻게 넘나/과학·대형 영농기법 「맛있는 쌀」생산에 온힘/“쇠고기 질높이기” 지역특성 맞춰 화우양육도이상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은 일본 농업에 새로운 전기가 되고있다. 「식량안보론」을 내세우며 끝까지 버티던 쌀 시장의 문을 열어야 하고 쇠고기등 축산물에 대해서도 완전 수입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본에서도 젊은이들이 다투어 농촌을 떠나 농업후계자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막강한 경제력과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이 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알아본다.<편집자주>편집자주>
「품질」과 「안전성」. 본격적인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비하는 일본농업의 두가지 핵심전략이다. 외국의 값싼 농산물에 대해서는 품질로, 맛이 일본산과 비슷한 경우에는 안전성을 내세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가장 밥맛이 좋은 쌀로 꼽히는 「고시히카리」의 주산지인 니가타현 나가오카(장강)시. 이 곳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는 마쓰카와 다케시(송천무사·56)씨는 쌀 수입자유화 문제에 화제가 이르자 『현재도 미국 중국 태국등에서 값싼 쌀이 많이 수입되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맛이 없어 잘 먹지를 않는다』며 『일본쌀이 없을 경우 차라리 빵을 먹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쌀은 기후 토양등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 미국이나 중국이 여간해서는 일본과 같은 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히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식성변화로 인한 쌀 소비 감소와 농촌의 고령화다. 그래서 그는 기계화에 의한 대규모 경작을 통해 쌀의 원가를 낮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바(천엽)현 사쿠라(좌창)시에 있는 인보누마 토지개량조합 이사인 가네사카 다스쿠(겸판우·75)씨도 대규모화만이 일본 농업의 살 길이라면서 50년전부터 꾸준히 농지 넓히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의 이러한 작업이 최근 농산물 수입자유화를 맞아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데 그 바탕에는 생산비를 어느 정도 낮추어 외국산과의 차이를 조금 줄이면 품질에서는 자신이 있어 경쟁에서 이긴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쇠고기등 축산물도 마찬가지다. 농림수산부 축산국의 히로하마(광빈) 과장보는 『완전 수입자유화가 되어도 고급품인 일본소(화우) 축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이 쇠고기 시장을 개방한 지난 3년동안 홀스타인등 외국에서 들여온 품종의 고기가격은 많이 떨어졌지만 일본 쇠고기 가격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지방별로 특징있는 고기를 만드는 차별화가 결국 품질개선을 가져왔다』며 『한국도 획일적인 한우가 아닌 각 지방 특성에 맞는 소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후지 시게루(부사중부)축산원예과장은 『일본의 전통적인 음식문화때문에 외국 쇠고기가 일본 쇠고기의 자리를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일본인들은 쇠고기를 불고기식이 아니고 주로 「샤부샤부」로 먹고 있는데 그 경우 일본 쇠고기와 같이 고기 가운데 지방분이 약간 있어야 제 맛이라는 것. 농축산업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대단하다. 세계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도쿄(동경) 긴자(은좌)거리에 「쌀 갤러리」가 있다.
입구에 있는 판매코너에는 수천년전부터 인도 중국등에서 재배되어온 귀중한 쌀이라는 적미와 흑미, 향기가 나는 향미, 서양식 요리에 적합하다는 인디가미, 비타민 E와 B등을 첨가한 영양미등 각종 개량 쌀이 전시되어 있다.
그 옆의 쌀 가공코너에는 각종 이유식과 노인식, 쌀비누와 쌀샴푸등이 선을 보이고 있고 그 맞은 편에는 쌀에 관한 서적등 각종 자료가 쌓여 있어 누구든지 꺼내 볼 수가 있다. 91년 3월에 개장한 이후 약80만명이 다녀갔다. 이같은 갤러리는 전국에 8개소가 있어 국민들을 쌀과 더욱 가깝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일본 농업이 큰 타격과 함께 전환점을 맞은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위기를 호기로 전환시키는 일본의 특장(특장)이 농업에서도 발휘될 것인지 주목된다.<도쿄=이상호기자>도쿄=이상호기자>
□일본기동 취재반
박래부 (문화2부 부장)
이상호 (경제1부 기자)
박상준 (전국부 기자)
황영식 (도쿄지사 기자)
이대현 (문화2부 기자)
장현규 (정치1부 기자)
박광희 (주간한국부 기자)
최성욱 (사회2부 기자)
오대근 (사진부 기자)
손덕기(도쿄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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