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시장이 드디어 외국계외국어학원들에 문을 열었다. UR(우루과이 라운드)협정에 따라 올해부터 외국계외국어학원설립을 개방토록 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8일까지 12개시·도에서 외국계학원의 설립인가신청을 접수한 결과, 미국적의 일본계외국어학원인 벌리츠와 독일국적의 인링구아학원이 한국지사를 설립해 서울에서 학원을 내겠다고 신청해 왔다는 것이다. 부산등 3개시·도는 초순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니 신청건수가 얼마나 더 늘지 아직은 미정이지만, 학원시장을 개방하면 외국계학원의 설립신청사태가 나리라던 예상에는 못 미칠것 같다.
그러나 벌리츠와 인링구아중 어느 한곳이 서울에서만 학원의 문을 열더라도 우리의 낙후하고 초라한 외국어학원들이 받게될 타격은 엄청나게 크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벌리츠는 일본에 47개 외국어학원을 세계31개국에 3백32개 학원망을 갖고 있는 다국적학원재벌이다. 인링구아 역시 23개국에 2백60개의 학원을 소유한 유럽의 대표적인 학원기업이다. 이들이 초일류의 강사진과 시설을 갖추고 서울에 등장할 때 연간 1조원에 달한다는 우리 외국어학원수입의 상당몫이 이들의 차지가 될 것은 뻔하다.
그리고 대학교육시장마저 개방이 앞당겨져 외국명문대학들이 앞다퉈 분교를 설립한다면 우리대학이 받게될 타격은 우리외국어학원에 비할 수 없이 클것임이 벌써 걱정된다.
교육시장개방에는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교육기관의 질높은 교육서비스에 자극을 받아 우리의 학원과 대학들도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첨단기술의 유입으로 기술정보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국민들의 학습권신장과 교육기회의 다양한 확대와 함께 우리 교육기관들에도 외국진출의 문이 열리게 된다는 것등은 득이 될만할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경쟁을 하기에는 너무 벅찬 외국교육기관들때문에 아예 경쟁력을 잃고 도산이 속출할 학원들, 교육기관이 시장화해 교육에 상업주의적 풍조가 밀어닥칠 때 교육자체가 당하게 될 역기능, 뿌리없는 무국적교육을 받은 2세들의 양산으로 국가기강과 국민정서가 당하게 될 피해등을 감안한다면 그 부작용이 결코 가볍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문을 연 학원들이야 때가 늦었다 해도 외국대학의 분교설립과 같은 대학교육시장의 본격적인 개방만은 최대한 늦춰야 한다. 우리 대학들도 경쟁력있는 교육을 하기 위한 자구 노력에 힘을 모아야겠고, 정부는 대학을 지원하는데 인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래서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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