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나치 집단수용소의 한 생존자가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수용소 체제의 조직과 공포에 관한 책 한권을 냈다. 제목은 「지옥의 이론과 실재」. 수백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나치수용소의 야만성과 비인간적 행태를 이보다 더 적절히 묘사한 말은 없을 것이다. 정확히 반세기전 소련의 붉은 군대가 나치 학살수용소의 하나인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를 해방했을때 세계는 도저히 현실사회에 있을 것같지 않는 「생지옥」의 실상을 볼 수 있었다. 그곳으로 실려갔던 수백만명중 겨우 7천6백명만이 형언하기 어려운 몰골로 살아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 수용소의 첫 사령관이자 종전후 전범으로 처형된 루돌프 헤스는 『나는 개인적으로 1941년 6월부터 1943년말 사이 2백만명을 가스처형하기로 계획했다』고 자백했다. 물론 수용소가 해방되기 전까지 그보다 더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희생자의 약 90%가 유럽각지에서 잡혀온 유태인들이었으며 이들은 단지 나치의 광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처형됐다.
아우슈비츠에서는 27일(현지시간) 히틀러와 추종자들이 세운 거대한 살인기계를 상징하게 된 가스실과 시체소각로 그림자 밑에서 엄숙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폴란드정부와 유태인 단체, 생존자들간의 갈등으로 26일 별도의 행사가 열리는등 행사준비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2차대전전 폴란드에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던 반유태주의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영하는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태인과 폴란드인들은 나란히 행사에 참석, 희생자를 추모하고 고통을 나눴다. 아우슈비츠는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체제가 저지를수 있는 죄악의 상징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제 인류공통의 책임은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져야 했는지를 잊지않는 것이다.<정리=박진열 로스앤젤레스특파원>정리=박진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