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난 6개월 “차례음식 대충”/귀향가족 보기도 민망/목욕하러 타지역 원정 오랜 식수난에 시달려온 갯마을 주민들은 설 명절이 즐겁지 않다.
30년만의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5일제 3시간 제한급수를 받고 있는 경남 남해군 미조면지역 주민들은 외지에서 설 쇠러오는 가족 친지들을 보기가 민망스럽다.
지난해 8월이후 6개월째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남해군의 최남단 미조면지역은 평소에도 물이 귀했으나 올해는 더욱 나빠진 물사정 때문에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있다.
이곳 주민들은 집집마다 「아껴쓰는 물한방울 가뭄극복 바탕된다」는 표어를 붙여놓고 「식량보다 귀한물」을 한방울이라도 아끼려고 하루 세끼밥을 한꺼번에 하는가 하면 빨래는 바닷물에 씻은 후 세수한 허드렛물로 다시 헹궈 말리고 있다. 목욕은 아예 생각조차 못해 멀리 원정목욕을 가야하는 실정이다.
물기근이 심해지자 최근에는 활어운반용 차량들이 물장수에 나서 면소재지 20여 횟집등에 3톤당 3만∼4만원씩에 팔고 있다.
이 마을 권정식(60)씨는 『설 명절떡등 각종 음식을 만들려 해도 물을 제대로 쓸 수 없어 설 조상차례는 간단하게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명절에 고향을 찾는 아들 며느리들이 한말들이 물통을 들고 오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하는 주민들의 말은 물기근을 실감케 한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있는 이곳 주민들은 『어자원 고갈보다 더한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설에도 비오기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남해=김인수기자>남해=김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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