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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르포·재일동포돕기 뜨거운 민족애 느끼게/이필상(나의 지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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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르포·재일동포돕기 뜨거운 민족애 느끼게/이필상(나의 지면평)

입력
1995.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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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심화속 국내 소외계층에게도 관심을 지난 17일 일본 간사이 지방에 대지진이 일어났다. 이에 따른 일본인들의 어려움은 실로 큰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로서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같은 핏줄인 재일교포들이 겪는 고통이다. 갖은 멸시와 압박속에서 어렵게 일군 삶의 터전을 가족과 함께 지진의 폐허에 묻어 버린 동포들의 아픔은 고국에 있는 우리로서는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한국일보는 연초에 시작한 「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의 손길로 재일교포돕기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고난을 당한 재일교포들에게 동포애를 느끼게 하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용기를 불어 넣는 것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 있건 우리민족을 하나로 묶는 감동의 손길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신문들은 일반적으로 정치기사를 많이 다룬다. 평균적으로 정치기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는다. 최근 언론들은 여·야 양당 대표의 거취와 정치구조개편에 관련된 소식을 보도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민족의 아픔이나 고통따위는 아랑곳 없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합집산을 수시로 거듭하는 정치인들의 낡은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좌절감을 느낀지 오래이다. 이 가운데 한국일보는 지진에 막대한 피해를 본 재일동포돕기운동에 온 힘을 기울이는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것은 진부한 정치논의보다는 당장 고통을 겪는 동포를 돕는 일이 시급하다는 사실에 입각한 것으로 민족공동운명체 의식을 고취시킨 뜻있는 일이다.

 한국일보의 이 운동은 1월23일 지진의 횡포에 슬픔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 동포들의 모습을 현장르포로 생생하게 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1·2면>. 이후 폐지를 모아 어렵게 사는 할머니로부터 국회의장 국무총리등 고위층인사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계에서 온정의 물결이 밀물처럼 밀어 닥쳤다. 이에 따라 재일동포들이 재기의 불꽃을 지피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국민 모두 동포애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였다.<4∼28일자1·2·6·31면>

 한마디로 지난주 한국일보는 식상한 정치판 싸움의 중계라는 낡은 틀을 벗어나 지진의 피해가 큰 재일동포 돕기운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하여 우리민족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이러한 민족감정의 승화는 이제 안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당장 내일이 설이지만 제수용품 마련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아직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마지못해 삶을 살아가는 빈곤층이 총인구의 10%에 가깝다. 이에 반해 돈이 너무 많아 주체를 못하는 사람도 많다. 고급상품을 찾아 헤매는 맹목적인 소비자들의 숫자는 백화점 앞마다 교통을 마비시킬 정도이다. 이와 같은 소득격차의 양극화가 우리가 같은 민족임을 잊게 하고 사회를 붕괴시키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우리 민족은 무한경쟁의 세계화시대에 승리자가 될 수 없다. 이제 언론은 재일동포에게 보여준 뜨거운 동포애를 우리 이웃에 있는 소외계층에게로 돌리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같은 피가 흐른다는 감동을 모두가 다시 느끼게 해야 한다.

 27일자에서 한국일보는 정부의 부동산 실명제 입법예고사항을 대형기사로 심도있게 분석·보도하였다<1·5·11면>. 이 보도에서 한국일보는 명의신탁에 대해서 최고 5년형을 받는등 강화된 형사처벌 조항을 크게 부각시킴으로써 정부의 개혁의지에 강력한 지지를 표했다.

 이와 같은 한국일보의 보도는 또 다시 퇴색할지 모르는 개혁의지에 미리 못을 박는 것이 된다. 부동산 투기는 우리 사회의 공동운명체 의식을 붕괴시킨 주범이다. 이제 이를 막고 틈이 간 사회를 봉합하려는 한국일보의 의지는 민족을 하나로 묶는 또 하나의 진지한 모습이다.<고려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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