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 차례상에서도 우리 농산물이 외면되고 있다. 농협 중앙회가 23일부터 27일까지 본점 강당과 전국 직판장에 설치한 「설맞이 팔도농산물 큰 장터」에는 예년에 비해 찾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서울 농협본점의 경우 지난해 설을 앞두고 제수용 사과 판매량은 하루 3∼4톤정도였으나 올해는 1·5∼2톤에 그쳤다. 「차례상을 신토불이 우리 농수산물로 차리자」는 구호에도 불구하고 제수용 농수산물 3백여종의 판매액은 지난해의 70%선에 불과하다.
지난해 4월 첫 발행된 농산물 상품권도 지난 추석 때는 대기업들이 직원선물용으로 단체로 구입, 6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으나 설 대목의 매출액은 30억원으로 줄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도 사과 배등의 판매는 눈에 띄게 준데 비해 바나나 파인애플 등 수입 농산물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고사리 도라지등은 중국산에 이어 북한산까지 대량 수입돼 우리나라산은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특히 고사리는 95%이상이 수입품이다.
농협 유통기획부 신오성(32)씨는 『지난해 UR협상등의 여파로 신토불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돼 우리 농산물이 많이 판매됐으나 최근 들어 애국심에 호소하는 캠페인이 시들해진 가운데 값싼 수입 농산물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임영남기자>임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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