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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지존파악몽(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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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지존파악몽(사설)

입력
199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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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귀향과 연휴의 설렘에 잠겨 있는 설명절에 지존파납치 연쇄살인사건의 악몽이 되살아 날뻔했다. 대구에서 아침 운동길에 납치됐던 건설회사사장이 10여시간만에 구출되고 10억원의 몸값을 요구하던 범인 일당이 신속히 잡힌것은 정말 다행스럽다. 이번 사건이 이처럼 쉽게 빨리 해결되지 못했었다면 사회적 충격은 대단했을 것이고, 설기분도 실종됐을 게 뻔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동기·수법·범인들을 찬찬히 살펴 보면 결코 빠른 해결을 안도만 할 수가 없다. 오히려 이런 지존파류의 납치·몸값요구사건이 언제 또 재발할지 몰라 더욱 무섭고 섬뜩해지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드러낸 범행의 특징은 지존파사건때처럼 개인적으로 아무 연고나 원한이 없는 속에서도 오직 돈을 노리기위해 누구에게나 범행이 쉽게 저질러 질 수 있었다는 점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이번에 납치된 이씨는 서울과 대구에서 백화점을 경영하고 있는 준재벌급 집안의 동생으로 건설회사도 직접 경영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액 몸값을 요구하기에 손쉬운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범행이 저질러진 시간도 또다른 경각심을 안겨 준다.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누구나 아침 또는 저녁시간이나 주말을 테니스·조깅·등산등의 운동시간으로 삼기 시작한 추세인데 이런 시간대가 범행이 손쉬운 안전사각지대로 돌출되고 있는 것이다.

 범행동기가 주범의 도박빚 1억5천만원을 갚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은 앞서 경마빚에 쫓긴 엘리트장교의 은행강도사건을 연상케한다. 생활의 여유와 함께 먹고 살기위한 범행보다는 흥청대고싶은 한탕심리나 유흥의 뒤처리때문에 큰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지존파범행도 생존보다는 한탕심리가 앞섰었고 그런 유혹 앞에 인성조차 마비되어 빚어졌었다.

 이번에도 건설회사이사를 역임했던 주범이 인테리어업종사자와 비디오가게운영자 및 고교생 2명마저 끌어들여 범행대상을 마구 때리고 납치해 차에 태우고 다니는등 지존파흉내를 내었던 것이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내일을 잊고사는 듯한 유흥적 풍조와 도박에의 몰입등은 큰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존파등 잇단 유사사건의 교훈으로 이번 사건이 빨리 해결된것은 정말 다행스럽다. 피랍자가족의 침착한 대응과 경찰의 빠른 기동 및 수배가 역시 사건해결에서 중요함이 새삼 입증되었다.

 이같은 새로운 범죄유형에 대한 경찰의 대비 강화와 함께 시민신고의 생활화와 도박등 한탕주의를 부추길 사행행위에 대한 단속강화 필요성도 한층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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