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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남편구출 “일등공신”/대구 건설사장 납치사건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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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남편구출 “일등공신”/대구 건설사장 납치사건 안팎

입력
199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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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끌며 발신자 추적·범인설득 수사도와/범인들 협박불구 10시간동안 침착한 대처 화성산업 이홍중(46)사장이 납치된 10시간 반동안 부인 이옥경(45)씨는 가슴을 졸이면서도 의연하게 대처, 남편을 구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7일 상오8시10분께 『네 남편을 살리고 싶으면 현금 10억원을 내놓으라』는 주범 김찬규(40·폭력등 전과8범)씨의 전화를 받은 이씨는 너무 기가 막히고 떨렸지만 남편을 살려야겠다는 일념에서 냉정을 되찾았다.

 곧 시숙인 화성유통 대표 이인중(49)씨에게 알려 상오 10시30분께 수성경찰서에 신고했다.

 이날 상오11시23분께 범인의 2번째 전화를 받은 이씨는 전화국의 도움을 받아 전화번호 발신자 추적을 통해 범인이 수성구 시지1차 천마타운 앞 편의점에서 전화를 건 사실을 확인했다.

 『범인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될수있는대로 통화를 길게 했다』는 이씨는 『경찰에 신고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범인들의 협박이 두려웠으나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숙한테만 연락했다』고 태연히 응수했다.

 범인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만촌동 태백공사와 범어동 범어교회등 수성구일대를 옮겨다니며 계속 협박전화를 걸어 왔다.

 이씨는 하오 2시51분께 범인들에게 『현금 10억원을 한꺼번에 찾으면 은행에서 의심을 품는다』고 범인들을 설득, 5억원을 주기로 최종합의하는 등 시종일관 침착하게 대처했다.

 이씨는 『가짜 돈뭉치를 가지고 나가도 된다』는 경찰의 권유에 『남편의 생명이 돈보다 몇배 소중하다』며 여행용가방에 1만원권 지폐 5만장을 가득 채워 시숙과 함께 약속장소로 나갔다.

 현금을 약속장소에 놓고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남편의 구조소식을 들은 이씨는 온몸의 기운이 풀리면서 눈물을 참을수가 없었다. 남편과 자신 모두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악몽이었다.<대구=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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